예고 없이 가동보 수문 열어 주민 3명 휩쓸려…1명 중태

"알아서 피할 줄 알았다"…안내방송 시스템도 미비

사고 현장 (사진=남원소방서 제공)
사전 예고나 안전조치 없이 하천의 수위를 조절하는 가동보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인근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주민 3명이 물에 휩쓸렸고 이 가운데 1명은 중태에 빠졌다.

1일 오전 10시쯤 전북 남원시 조산동 요천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유모(78)씨 등 인근 마을주민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물이 불어나자 일행 2명은 곧바로 하천 인근 풀섶으로 대피해 화를 면했지만, 유씨는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유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 확인 결과 이날 남원시는 주말에 예상된 집중호우를 대비하기 위해 노암동 승사교에 위치한 요천천 가동보(유압식 수문장치)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했다.

특히 가동보 수문을 관리하는 청경 A씨(58)가 수문을 열기 전, 다슬기를 채취하는 주민들이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이들에게 대피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청경 A씨는 경찰에서 "가동보 수문을 열고 난 뒤 물이 서서히 불어나는 것을 보고 다슬기를 잡던 주민들이 알아서 대피할 것으로 생각하고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가동보로부터 100m가량 떨어져 있는 곳으로, 별도의 안내방송 시스템이나 스피커 등 시설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남원시에 따르면 현행 가동보 매뉴얼에는 물을 방류하기 전에 반드시 안전조치를 하게 돼 있다.

경찰은 청경 A씨가 별도 보고 없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가동보 수문을 열고 방류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전반적인 가동보 운영 관련 규정을 토대로 안전조치 소홀 등 위법 사항과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