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방은 의종을 폐위하고 새 왕을 옹립하는 데 성공하며 고려의 실권을 손에 쥔다. 그러나 "이의방은 왕을 시해하고 장례조차 치르지 않은 죄인"이라며 서경 유수 조위총이 반란군을 이끌고 개경으로 향한다.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직접 전투에 나선, 이의방을 위시한 토벌군은 차차 성을 진압하며 승세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북쪽의 매서운 추위를 견디지 못한 채 말머리를 돌리고 만다. 그렇게 이의방은 권력의 정점에 선 순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게 이의방은 조위총의 난을 진압하는 데 실패하고, 정중부의 아들 정균의 계략에 빠져 허무하게 죽음을 맞는다. 무신정변 뒤 권력을 나눠 가졌던 정중부가 이의방을 제거하고 비로소 고려의 최고 권력자가 된 것이다.
"국사는 모조리 그의 손에 의해 처결되었고 때로 중방에 앉아서 형벌의 판결을 내렸으며 백관들은 그의 집을 찾아가 하례를 올렸다" - 고려사 열전 정중부
이후 정중부 정권은 권력남용과 부정부패의 길 위에서 폭주하면서 빠르게 기울어 간다. 정치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지고, 도탄에 빠진 하층민들이 곳곳에서 난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마침내 각 군부대에까지 정중부 정권의 타도를 외치는 방이 나붙는 사건이 일어난다. 정중부 정권은 이후 이의방처럼 허무한 최후를 맞고 만다. 그들 스스로가 이의방을 제거했던 방식 그대로 정중부 정권은 몰락한 셈이다.
정중부를 죽이고 권좌에 앉은 인물은 스물여섯 살 청년 장군 경대승이었다. 그는 이전 집권자들과 달리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무신정변에 가담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경대승은 어떻게 어린 나이로 권력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는 이전 무신 집권자들과는 다른 길을 제시하며 새로운 고려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무인 독재의 길을 연 인물들의 치열한 사투와 고통받는 백성들의 목소리가 역사저널 그날 '무신, 그들만의 리그 -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다' 편에서 오롯이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