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방송장악 의도 전혀 없다"던 朴대통령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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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그 문제는 이 자리에서 국민 앞에서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의 마음을 정치권과 국민들께서 이해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8일째인 2013년 3월 4일, 대국민 담화를 갖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 과정에서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것임을 다짐한 것이다.


발언 내내 박 대통령의 표정은 무겁게 굳어 있었다.

특히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다"는 대목에선 억울하다는 듯 오른손을 강하게 내리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미 수많은 소셜 미디어들과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냉소적 표정을 지어보였다.

일각의 우려와 비판이 말이 안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방송 장악은 불가능하지도 않았고 의미가 없지도 않았다.

(사진=한국정책방송 KTV 화면 캡처)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대국민 담화 1년 후인 2014년 4월 21일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관련 보도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시곤 당시 KBS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당일 KBS <뉴스9>이 '위도·경도 묻는 해경…놓친 시간 6분 더 있다'는 단독 보도를 내놓으며 해경의 무능을 질타하자마자 걸려온 전화였다.

"정부를 이렇게 짓밟아 가지고 되겠냐"는 등 이정현 수석의 추궁이 쉴새 없이 이어지자 김시곤 보도국장은 "참조하겠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다음날 <뉴스9>은 '해군SSU 필사의 수색…요원 마비 증상까지'라는 뉴스를 두 번째에 배치해 악전고투하는 군의 활약상을 선전했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자취를 감췄다.

"방송 장악은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던 대통령의 단언이야 말로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이러한 '보도지침'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이정현 의원은 "지나친 점이 있었다, 제 불찰과 부덕 탓이다"라고 말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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