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등급' 산은·수은…세금 11조 투입되도 성과급은 받는다

부실 경영 책임자들도 수억 원 챙겨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올해도 거액의 성과급을 챙기게 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전년보다 1~2등급 하락한 C등급을 받았고, 정부의 성과급 지급 기준에 따라 홍기택 전 산은 회장과 이덕훈 수은 행장은 지난해보다는 줄겠지만, 올해도 성과급을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5개 금융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30일 밝혔다. 산업은행의 평가 등급은 1년 만에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두 단계 떨어졌다. 수출입은행은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려왔다.

이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 정상화 지원과 조선·해운 등 취약산업지원 노력 등의 주요 정책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평가는 S에서 A~E까지 6개 등급으로 매겨지며, 평가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두 은행은 기관장과 임원은 각각 기본연봉의 30%와 55%, 직원은 월급의 11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지난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인 만큼 홍기택 전 회장이 대상이 된다. 홍 전 회장의 지난해 기본연봉이 1억80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성과급으로 5500만원 가량을 받게 된다. 2014년 3월 취임한 이 행장 역시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챙겨가게 된다.

특히 홍 전 회장의 경우 3년간 받은 성과급을 모두 합치면 3억5000만 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해운 기업의 구조조정 지연에 큰 책임이 있는 두 국책은행의 수장이 기본급과 별도로 수억 원의 성과급을 챙기게 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성과급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해진 비율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과연 C등급이 성과급 대상이 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해서 한번쯤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이 커진 두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11조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다시 한 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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