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낸 표창원, "정의의 수호자 그려내고자"

신간 추리소설 '운종가의 색목인들: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1'

표창원 작가와 손선영 작가.
표창원 의원이 추리소설을 펴냈다. '운종가의 색목인들: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1'은 표 작가가 추리소설 전문작가인 손선영과 협업으로 탄생시킨 추리소설이다.

이 소설은 홈즈는 사라진 3년 동안 조선을 무대로 누볐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홈즈는 1891년 '마지막 사건'을 끝으로 최후를 맞이한 후 1894년 '빈집의 모험'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3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셜록 홈즈는 모리어티 교수와 절체절명의 대결에서 패하고 상실감에 젖은 나머지 아편에 중독된 채 죽기 직전의 상태로 조선 땅까지 흘러들어온다. 죽음의 위기에 처한 홈즈를 보살피며 간호하던 조선 최고의 명의 이제마의 딸 와선은 제물포에서 대리 공사 닥터 알렌을 만난다. 알렌은 홈즈를 살려내려 하고, 와선 또한 정성으로 보살핀다. 그때 조선에 해괴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퇴물 기생을 모아 장사를 하던 강석범이라는 사람이 죽었는데, 활을 맞은 모습으로 죽은 것이다. 그 활은 강석범의 활이었고, 강석범이 죽은 집의 대청마루 구석에는 천지연이라는 기생 한 명이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부윤은 알렌과 와선, 홈즈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추적해나간다.

그러는 동안 조선에 와서 기생이 된 색목인들이 죽어나가고, 홈즈는 통찰력 있는 눈으로 그 사건들의 연관성을 파헤쳐나간다. 조선의 각 지역에서 색목인 기생들의 시체가 발견되는 가운데, 그들을 죽인 살인마는 영국에서 중국을 거쳐 조선으로 흘러들어온 잭 더 리퍼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가 잭 더 리퍼라는 것을 알고 있던 강석범은 자신의 피붙이인 천지연을 비롯 조선의 기생들이 목숨을 위협받지 않도록 죽음을 자처한 것이다. 홈즈는 살인자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가지만 뚜렷한 실체 없이 계속 살해당하는 피해자가 늘어만 간다. 홈즈와 와선은 잭 더 리퍼와 최후의 결전 앞에서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왜 색목인 기생을 등장시켰을까? 색목인 기생은 역사 속에 실존했을까? 색목인 여성들은 19세기 후반에 남자를 유혹하는 의미의 '컴 인'을 자주 쓴다하여 '감인'으로 불렸다. 실제 한국까지 흘러들어온 감인들은 기생조합을 만들었고 실제 일화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과 범죄와의 연관성을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홈즈가 쫓는 범죄자 잭 더 리퍼를 등장시키는데, 리퍼가 살해 표적으로 삼았던 거리의 여성들과 같은 처지의 감인들을 등장시킨 것이다.

표창원 작가는 왜 추리소설에 창작에 나서게 되었을까? 30일 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표 작가는 "추리소설을 통해 사회적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제가 추구하는 정의라는 것과 , 손 작가가 세상을 밝고 투명하게 바꿔보자는 희망을 공유하게 되었다. '인간시장'의 장총찬과 같은 현대판 21세기 정의의 수호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의 비리를 밝혀내고자 한다. 검찰의 전관, 현관 예우 비리의 구조, 잘못이 명백한데도 증거 불충분이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는 현실이다. 상상의 나래를 펴면 입증은 못해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추리소설을 통해 정치 이면의 추악함, 그리고 긍정적인 면과 희망적 요소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표 작가는 또 이 소설의 메세지는 "생명의 소중함을 모두 존중받을 권리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 감인들은 가장 보호받지 못한 사람이다. 정조는 물론 생명마저도 중시 여겨질 필요가 없었다. 외래인이라 근본이 없었다. 그분 한분 한분 마다 고향과 가족, 꿈을 지니고 있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존재이다. 그게 메세지이다. 단지 피해자로 한번 이야기되고, 소비되고 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이들 존재의 소중함이 손 작가에 의해 섬세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표 작가는 이어 이 소설이 "권력에 대한 회초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신안 초등 여고사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고,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이 유야무야되었다. 운종가 스캔들의 현장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김학의 사건 현장과 다를바 없다. 그리고 여성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 성적 상품화 현상이 별반 다를게 없다.이를 고발하고 싶었다.우리 사회 현실에 분노하고, 개선책을 찾아나가자"고 강조했다.

손선영 작가는 "표의원이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기준이나 철학을 공동작업에서 녹여내었으면 한다. 후속작업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표 작가는 "셜록 홈즈처럼 살고 싶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두천 기지촌에서 전투적인 면이 많았다. 가정에서 분노와 불만이 많았고, 작은 다툼으로도 폭력이 잦았다. 이러한 과거의 제 모습에서 탈피하는 큰 계기가 된 게 셜록 홈즈였다. 머리를 쓰고, 분석하고 , 논리적 해결이 멋지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표·손 두 작가의 셜록 홈즈 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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