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오는 7월 앙골라에 10억 달러 규모 드릴십(원유시추선)이 인도되느냐가 대우조선의 첫 번째 고비"라고 말했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은 애초 이달 대우조선에서 드릴십을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자금난을 겪으면서 인수를 늦추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드릴십 인도가 다음 달에 이뤄지면 대우조선이 좋은 방향의 로드맵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7월에도 소난골이 드릴십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대우조선은 당장 9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4000억 원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은 나쁜 시나리오로 연결돼 산업은행은 나쁜 상황을 예상해 수립한 대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이 회장은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소난골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늘도 중요한 역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내일이나 모레쯤 어떤 결론이 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난골 이사벨 도스 산토스 회장이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드릴십 인수 협의를 진행 중인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곧 대우조선과 소난골 간 인수 협의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대우조선의 운명도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한편, 이동걸 회장은 최악의 경우 대우조선을 법정관리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대우조선 처리 로드맵 내용이 '대우조선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것이냐'는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 물음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우조선은 존속가치와 청산가치 중 어느 쪽이 높냐'는 같은 당 김종석 의원 질의에도 이 회장은 "드릴십 인도 문제가 고비"라며 "오는 12월쯤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자금 지원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투입된 4조 2000억 원 외에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대우조선 역시 회생을 기대하며 자금 지원을 계속했지만, 결국 법정관리로 간 STX조선해양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 우려와 관련해서다.
새누리당 정태옥 의원은 이 회장에게 대우조선 추가 지원 여부에 관한 분명한 답변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이 회장은 '추가 지원은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공개적이고 극단적으로 추가 지원이 없다고 밝히면 대외 선박 수주 등 대우조선이 영업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우회적 의사 표시의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