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재됐던 8개 팀은 최근 물과 기름처럼 나뉘려는 행보를 보인다. 승률 5할 언저리에서 뭉치는 세력과 4할 초반으로 침잠하려는 팀들이다.
최근 솟구치려는 5중 독립 세력의 핵심에는 SK와 KIA, 롯데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최근 10개 팀 중 연승을 달리는 구단이다. 반면 삼성은 최근 잇따라 충격의 끝내기 패를 안으며 바야흐로 최하위권의 나락으로 떨어지려 하고 있다.
▲KIA-SK-롯데, 중위권 분리 핵심
최근 기세로는 호랑이 군단이 단연 무섭다. KIA는 29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4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최근 6연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주장 이범호가 4-4로 맞선 9회말 끝내기 좌선상 안타를 날려 빛고을의 밤을 후끈 달궜다. 이범호는 지난 24일 NC전에서도 7회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바 있다. 그 경기 이후 KIA는 NC와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며 기세를 이었다.
최근 10경기에서 KIA는 8승2패, 10개 구단 중 최고 승률을 달린다. 8위였던 순위도 어느새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리그 최고 마무리 임창용도 7월1일 넥센전에서 복귀할 수 있어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이다. 4위 SK와 승차는 3경기나 이런 기세라면 모른다.
롯데의 분전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는 최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잇따라 기적처럼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문규현이 28일 연장 끝내기 3점포를 날린 데 이어 30일 끝내기 안타까지 때려내 35년 KBO 역사상 최초의 2경기 연속 끝내기타를 날린 주인공이 됐다.
최근 3연승으로 LG를 밀어내고 6위까지 올랐다. 5위 KIA와 승차는 0.5경기다. LG는 최근 연패를 안긴 했지만 여전히 중위권 싸움에서 밀려나지는 않았다.
▲'추락한 명가' 삼성, 최하위권이 더 가까워
삼성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최근 정규리그 5연패와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룬 삼성이었다. 지난 시즌 뒤 전력 누수가 있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2010년대 최강팀이라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삼성은 이제 최하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롯데에 연이틀 최악의 끝내기 패배를 안은 삼성은 8위에 머물렀다. 9위 케이티와는 승차가 없고, 10위 한화와도 0.5경기 차다. 1경기 희비에 따라 꼴찌로 내려갈 수도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대주주가 바뀌었고, 핵심 전력들이 이탈했다. 박석민(NC),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 등 거포들이 이적했다. 도박 스캔들로 임창용이 방출됐고, 에이스 윤성환과 필승 불펜 안지만이 경찰 조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와 2연전은 엄청난 타격을 안겼다. 28일에는 1-4로 뒤진 9회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연장 10회말 안지만이 문규현에게 끝내기 3점포를 맞았다. 그러더니 29일에는 새 마무리 심창민이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문규현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그나마 가장 믿을 만했던 2명 투수가 당했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러면서 삼성은 31승43패, 승패 마진이 -12승이 됐다. 7위 LG와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중위권보다는 하위권이 더 가깝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 부담감이 크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8패로 가장 나쁘다.
올해 프로야구는 아직 시즌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다. 2중8중에서 2강5중3약으로 재편되고 있는 올 시즌 판도에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