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이세돌과 독도대국, 누군가 뒷목 잡겠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장훈(가수)

독도에서 벌어지는 이벤트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날씨만 좋다면 독도에서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알파고와 대국했던 이세돌 9단 하고요 가수 김장훈 씨가 독도에 들어가서 바둑을 두는 겁니다. 대국을 하는 겁니다. 재미 삼아서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의미가 있는 대국이라고 해서요. 지금 아마 배가 독도를 향해서 출발을 하고 있을 거예요, 울릉도에서. 저희가 생방송으로는 연결 못하고요. 어제 울릉도에 도착한 가수 김장훈 씨와 오후에 통화를 했습니다. 가수 김장훈 씨와의 인터뷰 잠깐 들어보시죠. 김장훈 씨, 안녕하세요.

◆ 김장훈> 안녕하세요, 김장훈입니다.

◇ 김현정> 지금이 6월 29일 수요일 오후 1시 반쯤인데 지금 어디 계십니까?

◆ 김장훈> 지금 울릉도에 와 있습니다.

◇ 김현정> 울릉도. 그러니까 오늘 울릉도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내일.

◆ 김장훈> 내일 독도에 가서 12시에 대국을 하고.

◇ 김현정> 그러면 이 방송이 나갈 즈음에는 아마 독도로 향해서 가고 계시겠네요.

◆ 김장훈> 이스트 씨 위에 있겠죠.

◇ 김현정> 동해 위에. 이스트 씨입니다, 분명히.

◆ 김장훈> 이스트 씨.

◇ 김현정> 그러면 상대인 이세돌 9단도 울릉도에 도착했습니까?

◆ 김장훈> 지금 옆방에 있습니다.

◇ 김현정> 옆방에. 약간 신경전도 벌이고 좀 그러고 있는 중이에요?

◆ 김장훈> 그런 건 없고요. 오늘 또 저희가 새벽에 울릉도에 아침에 8시 반 출발 배인데 늦을까 봐 너무 일찍 출발해서 4시 반에 왔어요.

◇ 김현정> 그 새벽에.

◆ 김장훈> 뭐 해요? 그래서 또 오랜만에 모텔을 잡고 남자 둘이 들어가서 자기도 그러니까 보쌈 시켜놓고 또 지도대국을 또...

◇ 김현정> 라이벌들끼리 내일 대국을 둬야 되는 선수들끼리. 지도대국, 지도를 받으신 거예요?

◆ 김장훈> 바둑을 이렇게 두다가 이게 잘못됐다 뭐했다 이렇게...

◇ 김현정> 그런데 김장훈 씨 도대체 이번 대국, 이거 왜 이러시는 거예요. 이세돌 9단하고 뭐 어떻게 하시겠다는 거예요? 어떤 취지입니까?

◆ 김장훈> 취지는 저는 한국기원홍보대사로서 보급을 해야 될 의무가 있고.

◇ 김현정> 한국기원의 홍보대사세요?

◆ 김장훈> 네.

◇ 김현정> 아마 6단이신가요?

◆ 김장훈> 얼마 전에 승단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세돌 9단(왼쪽)과 가수 김장훈 (사진=자료사진)

◆ 김장훈> 열심히 둬가지고요. 이세돌 기사는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바둑을 모르는 전세계인들도 알게 된 이슈의 인물이고 그래서 이세돌 9단과 만약에 한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관광지인 독도에서 바둑을 한판 두면 좀 더 불을 붙일 수 있겠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이세돌 9단이 좋다고 얘기를 하고 거기에 붙여서 서로 교차 기부를 해, 지는 사람이 우승팀한테 상대팀한테 1000만 원을 주고 이기는 사람은 지는 팀한테 500만원을 줘요.

◇ 김현정> 이기는 사람도 돈을 내요?

◆ 김장훈> 기부를 위한 거니까요. 차이만 조금 두는 거죠. 그런데 그건 약간의 긴장감을 줘야 재미있으니까. 그게 전체적인 취지죠. 그런데 어쨌든 바쁜 일정인데 지금 중국에서 일전을 두고 어저께 귀국했거든요, 이세돌 9단은.

◇ 김현정> 저도 그 질문을 드리려고 했어요. 이세돌 9단이 요즘 보통 바쁜 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이걸 바로 오케이를 했는지.

◆ 김장훈> 저는 처음에 안 되지 않을까 했는데 흔쾌히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땅에서 바둑 한 판 두는 게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좋은 일이죠.

◇ 김현정> 흔쾌하게 쿨하게 오케이.

◆ 김장훈> 그래서 저는 되게 허전했어요. 뭔가 설득작업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준비를 잔뜩 했거든요, 설득작업을.

◇ 김현정> 대본 써 놓고 원고 써 놓고 이렇게 설득해야겠다 생각했는데...

◆ 김장훈> 이렇게 얘기하면 이렇게 얘기하고 저렇게 얘기하면 저렇게 얘기해야겠다 했는데 그냥 네 그래 가지고. 교차기부는 어때요 하니까 안 그래도 기부를 앞으로 많이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한방에 오케이.

◆ 김장훈> 그래서 이것도 설득을 준비를 해 놨는데 전혀 설득이 필요 없는. 그러니까 이세돌 9단이 그래요. 뚜렷하고 소신이. 룰과 명분이 합리적이며 매우 쿨합니다.

◇ 김현정> 맞아요. 그런데 김장훈 씨 조금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김장훈 씨가 어떻게 이세돌 9단을 이깁니까? 이게 할 수 있는 게임이에요?

이세돌 9단(왼쪽)과 가수 김장훈 (사진=자료사진)
◆ 김장훈> 만약에 접바둑으로 몇 점을 깔고도 이길 수가 없는데요. 아시안게임에서도 페어바둑이 있었어요, 2:2로 하는...

◇ 김현정> 짝을 지어서?

◆ 김장훈> 남녀혼성으로 해서 서로 교차로 한 수씩 계속 두는 거예요. 절대 훈수를 못 둬요.

◇ 김현정> 서로서로 팀끼리 상의를 못 해요?

◆ 김장훈> 저랑 같은 편을 먹은 소위 말하는 얼짱기사 이슬아 4단이...

◇ 김현정> 이슬아 4단. 금메달 따고 그랬던 분이잖아요.

◆ 김장훈> 그렇죠. 그리고 저쪽 편에는 저랑 비슷한 아마 6단 프로연구소 출신인 장혜연 아나운서 겸 아마 바둑 기사가 한팀을 이뤄서 2:2로 하니까 결국 이건 하수 싸움이에요, 하수 싸움.

◇ 김현정> 그러면 이세돌 9단도 본인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까?

◆ 김장훈> 안 하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 김현정> 아니에요.

◆ 김장훈>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바둑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장담을 못하잖아요. 만에 하나 이세돌 9단이 지면 그러니까 보통은 이기면 뭐 하겠다, 세레머리 약속이 있는데 공약이 있는데 이세돌 9단은 지는 게 더 어려우니까 지면 뭐 하겠다, 이런 거 없습니까?

◆ 김장훈> 지난 번에 둘이서 식사를 하고 조금 얼굴이 빨개지는 물을 마시고 그냥 물인데 얼굴이 좀 빨개지더라고요, 이렇게. 정신이 좀 나가고. 그래서 하여튼 워낙 쿨하니까 확실히. 집에 데려다주는데 바둑이나 한수 하실래요 그러더라고요. 저야 좋죠 그래서 바둑을 3판 둔 거예요. 진짜 제가 웬만해서 영광이라는 말 안 쓰는데 영광이었어요.

◇ 김현정> 진짜 영광이네요.

◆ 김장훈> 그런데 내기를 하는데 뭐하실 거예요, 이세돌 9단님 그러니까 제가 지면 독도에서 노래를 할게요, 그러더라고요. 내가 진짜 전국민을 위해서 이세돌 9단 노래하는 걸 들려주겠구나.

◇ 김현정> 만약 이세돌 9단이 지면 독도에서 노래를 하겠다.

◆ 김장훈> 네, 노래를 할 거예요. 그런데 노래 할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거의.

◇ 김현정> 그래요. 진짜 기대가 되고요. 단순하게 재미있게 게임 한판 두자가 아니라 이세돌 9단이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태에서 독도라는 곳에서 바둑을 두면 우리의 땅 독도를 알릴 수 있어서 좋고 그동안 인기가 좀 떨어져 있던 바둑을 대중 속으로 다시 불어넣는 역할을 해서 좋고 이래 좋고 저래 좋고 일석이조입니다.

◆ 김장훈> 생각만 해도 너무 설레는 게 독도에서 딱 그 바둑을 둔다는 게 전세계의 메신저나 SNS가 사진과 태그를 하잖아요. 몇 억 명이 보면서 그냥 동해에 있는 한국 독도라는 데는 알파고와 뒀던 이세돌 9단과 한국의 가수가 바둑을 뒀대.

◇ 김현정> 바로 그거죠.

◆ 김장훈> 이 장면이야,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김현정 뉴스쇼니까 그런 얘기 안 하다가 얘기를 하는데. 아마 저쪽은 뒷목 잡고 있을 거예요.

◇ 김현정> 저쪽에, 저 섬에서... 그래요, 김장훈 씨. 오늘 뜻깊은 대국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이세돌 9단에게 한마디 하시겠어요?

◆ 김장훈> 무조건 감사하고 제가 이렇게 얘기할게요, 최대한 겸손하게. 그래도 질 것 같아요 이러고 할 수는 없잖아요, 승부인데.

◇ 김현정> 그러니까요.

◆ 김장훈> 51:49로 중공업 대 경공업 비율로, 예전에 교과서에. 저는 아니지만 이슬아 4단 팀이 이기지 않을까. 제가 그 팀이거든요.

◇ 김현정> 51:49라고 자신은 없지만 자신 있는 척하면서 오늘 잘 둬주세요.

◆ 김장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울릉도에서 만났습니다. 지금 독도로 향하는 그 배를 이세돌 9단과 나란히 타고 있을 분이세요. 김장훈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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