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장훈(가수)
◆ 김장훈> 안녕하세요, 김장훈입니다.
◇ 김현정> 지금이 6월 29일 수요일 오후 1시 반쯤인데 지금 어디 계십니까?
◆ 김장훈> 지금 울릉도에 와 있습니다.
◇ 김현정> 울릉도. 그러니까 오늘 울릉도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내일.
◆ 김장훈> 내일 독도에 가서 12시에 대국을 하고.
◇ 김현정> 그러면 이 방송이 나갈 즈음에는 아마 독도로 향해서 가고 계시겠네요.
◆ 김장훈> 이스트 씨 위에 있겠죠.
◇ 김현정> 동해 위에. 이스트 씨입니다, 분명히.
◆ 김장훈> 이스트 씨.
◇ 김현정> 그러면 상대인 이세돌 9단도 울릉도에 도착했습니까?
◆ 김장훈> 지금 옆방에 있습니다.
◇ 김현정> 옆방에. 약간 신경전도 벌이고 좀 그러고 있는 중이에요?
◆ 김장훈> 그런 건 없고요. 오늘 또 저희가 새벽에 울릉도에 아침에 8시 반 출발 배인데 늦을까 봐 너무 일찍 출발해서 4시 반에 왔어요.
◇ 김현정> 그 새벽에.
◆ 김장훈> 뭐 해요? 그래서 또 오랜만에 모텔을 잡고 남자 둘이 들어가서 자기도 그러니까 보쌈 시켜놓고 또 지도대국을 또...
◇ 김현정> 라이벌들끼리 내일 대국을 둬야 되는 선수들끼리. 지도대국, 지도를 받으신 거예요?
◆ 김장훈> 바둑을 이렇게 두다가 이게 잘못됐다 뭐했다 이렇게...
◇ 김현정> 그런데 김장훈 씨 도대체 이번 대국, 이거 왜 이러시는 거예요. 이세돌 9단하고 뭐 어떻게 하시겠다는 거예요? 어떤 취지입니까?
◆ 김장훈> 취지는 저는 한국기원홍보대사로서 보급을 해야 될 의무가 있고.
◇ 김현정> 한국기원의 홍보대사세요?
◆ 김장훈> 네.
◇ 김현정> 아마 6단이신가요?
◆ 김장훈> 얼마 전에 승단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김장훈> 열심히 둬가지고요. 이세돌 기사는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바둑을 모르는 전세계인들도 알게 된 이슈의 인물이고 그래서 이세돌 9단과 만약에 한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관광지인 독도에서 바둑을 한판 두면 좀 더 불을 붙일 수 있겠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이세돌 9단이 좋다고 얘기를 하고 거기에 붙여서 서로 교차 기부를 해, 지는 사람이 우승팀한테 상대팀한테 1000만 원을 주고 이기는 사람은 지는 팀한테 500만원을 줘요.
◇ 김현정> 이기는 사람도 돈을 내요?
◆ 김장훈> 기부를 위한 거니까요. 차이만 조금 두는 거죠. 그런데 그건 약간의 긴장감을 줘야 재미있으니까. 그게 전체적인 취지죠. 그런데 어쨌든 바쁜 일정인데 지금 중국에서 일전을 두고 어저께 귀국했거든요, 이세돌 9단은.
◇ 김현정> 저도 그 질문을 드리려고 했어요. 이세돌 9단이 요즘 보통 바쁜 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이걸 바로 오케이를 했는지.
◆ 김장훈> 저는 처음에 안 되지 않을까 했는데 흔쾌히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땅에서 바둑 한 판 두는 게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좋은 일이죠.
◇ 김현정> 흔쾌하게 쿨하게 오케이.
◆ 김장훈> 그래서 저는 되게 허전했어요. 뭔가 설득작업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준비를 잔뜩 했거든요, 설득작업을.
◇ 김현정> 대본 써 놓고 원고 써 놓고 이렇게 설득해야겠다 생각했는데...
◆ 김장훈> 이렇게 얘기하면 이렇게 얘기하고 저렇게 얘기하면 저렇게 얘기해야겠다 했는데 그냥 네 그래 가지고. 교차기부는 어때요 하니까 안 그래도 기부를 앞으로 많이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한방에 오케이.
◆ 김장훈> 그래서 이것도 설득을 준비를 해 놨는데 전혀 설득이 필요 없는. 그러니까 이세돌 9단이 그래요. 뚜렷하고 소신이. 룰과 명분이 합리적이며 매우 쿨합니다.
◇ 김현정> 맞아요. 그런데 김장훈 씨 조금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김장훈 씨가 어떻게 이세돌 9단을 이깁니까? 이게 할 수 있는 게임이에요?
◇ 김현정> 짝을 지어서?
◆ 김장훈> 남녀혼성으로 해서 서로 교차로 한 수씩 계속 두는 거예요. 절대 훈수를 못 둬요.
◇ 김현정> 서로서로 팀끼리 상의를 못 해요?
◆ 김장훈> 저랑 같은 편을 먹은 소위 말하는 얼짱기사 이슬아 4단이...
◇ 김현정> 이슬아 4단. 금메달 따고 그랬던 분이잖아요.
◆ 김장훈> 그렇죠. 그리고 저쪽 편에는 저랑 비슷한 아마 6단 프로연구소 출신인 장혜연 아나운서 겸 아마 바둑 기사가 한팀을 이뤄서 2:2로 하니까 결국 이건 하수 싸움이에요, 하수 싸움.
◇ 김현정> 그러면 이세돌 9단도 본인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까?
◆ 김장훈> 안 하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 김현정> 아니에요.
◆ 김장훈>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바둑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장담을 못하잖아요. 만에 하나 이세돌 9단이 지면 그러니까 보통은 이기면 뭐 하겠다, 세레머리 약속이 있는데 공약이 있는데 이세돌 9단은 지는 게 더 어려우니까 지면 뭐 하겠다, 이런 거 없습니까?
◆ 김장훈> 지난 번에 둘이서 식사를 하고 조금 얼굴이 빨개지는 물을 마시고 그냥 물인데 얼굴이 좀 빨개지더라고요, 이렇게. 정신이 좀 나가고. 그래서 하여튼 워낙 쿨하니까 확실히. 집에 데려다주는데 바둑이나 한수 하실래요 그러더라고요. 저야 좋죠 그래서 바둑을 3판 둔 거예요. 진짜 제가 웬만해서 영광이라는 말 안 쓰는데 영광이었어요.
◇ 김현정> 진짜 영광이네요.
◆ 김장훈> 그런데 내기를 하는데 뭐하실 거예요, 이세돌 9단님 그러니까 제가 지면 독도에서 노래를 할게요, 그러더라고요. 내가 진짜 전국민을 위해서 이세돌 9단 노래하는 걸 들려주겠구나.
◇ 김현정> 만약 이세돌 9단이 지면 독도에서 노래를 하겠다.
◆ 김장훈> 네, 노래를 할 거예요. 그런데 노래 할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거의.
◇ 김현정> 그래요. 진짜 기대가 되고요. 단순하게 재미있게 게임 한판 두자가 아니라 이세돌 9단이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태에서 독도라는 곳에서 바둑을 두면 우리의 땅 독도를 알릴 수 있어서 좋고 그동안 인기가 좀 떨어져 있던 바둑을 대중 속으로 다시 불어넣는 역할을 해서 좋고 이래 좋고 저래 좋고 일석이조입니다.
◆ 김장훈> 생각만 해도 너무 설레는 게 독도에서 딱 그 바둑을 둔다는 게 전세계의 메신저나 SNS가 사진과 태그를 하잖아요. 몇 억 명이 보면서 그냥 동해에 있는 한국 독도라는 데는 알파고와 뒀던 이세돌 9단과 한국의 가수가 바둑을 뒀대.
◇ 김현정> 바로 그거죠.
◆ 김장훈> 이 장면이야,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김현정 뉴스쇼니까 그런 얘기 안 하다가 얘기를 하는데. 아마 저쪽은 뒷목 잡고 있을 거예요.
◇ 김현정> 저쪽에, 저 섬에서... 그래요, 김장훈 씨. 오늘 뜻깊은 대국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이세돌 9단에게 한마디 하시겠어요?
◆ 김장훈> 무조건 감사하고 제가 이렇게 얘기할게요, 최대한 겸손하게. 그래도 질 것 같아요 이러고 할 수는 없잖아요, 승부인데.
◇ 김현정> 그러니까요.
◆ 김장훈> 51:49로 중공업 대 경공업 비율로, 예전에 교과서에. 저는 아니지만 이슬아 4단 팀이 이기지 않을까. 제가 그 팀이거든요.
◇ 김현정> 51:49라고 자신은 없지만 자신 있는 척하면서 오늘 잘 둬주세요.
◆ 김장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울릉도에서 만났습니다. 지금 독도로 향하는 그 배를 이세돌 9단과 나란히 타고 있을 분이세요. 김장훈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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