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마리 살처분 막자…제주 농가 뜬눈 방역"

-최초 발병 농가, 양돈 밀집지역
-청정 지위 버리고 백신투약 고려
-중국발 바이러스설? 가능성 낮아
-사람 전파? 돼지에 한정된 질병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변성언(제주양돈농협 본부장)

제주를 잠깐 연결하고 가겠습니다. 제주하면 흑돼지를 비롯해서 청정돼지들로 유명한 곳이죠. 그런데 18년 만에 돼지 열병, 이른바 돼지 콜레라가 발생해서 지금 농가들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도대체 상황이 어떤 건지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밤을 꼬박 새면서 방역작업을 벌인 분이세요. 제주 양돈농협 변성언 본부장 연결을 해보죠. 변 본부장님, 나와 계십니까?

◆ 변성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고생 많으십니다. 꼬박 밤을 새신 거에요?

◆ 변성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며칠째 그렇게 밤샘 작업 중이세요?

◆ 변성언> 지금 한 이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처음 발생한 게 언제입니까? 확진 판정 받은 날이요.

◆ 변성언> 확진 판정 받은 날은 이틀 전이죠.

◇ 김현정> 이틀 전이요, 지금까지 그러면 확진 판정은 한 마리가 받은 겁니까?

◆ 변성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한 마리가 나왔는데도 4700마리를 도살 및 폐기처분을 한 거에요?

◆ 변성언> 네. 전파력도 있고 개연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요. 그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한 마리가 나와도 그 농장 전체를 다 폐기처분을 해야 되는 거군요?

◆ 변성언> 농장도 그렇고 도축장에서 같이 있었던 가축들까지도 그렇게 전파됐을 것으로 보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은 이제 한 마리지만 문제는 이게 얼마나 더 번지는 것인가, 확산 가능성인데요. 거기가 지금 제주돼지의 반 정도, 27만 마리가 몰려 있는 지역이라면서요?

◆ 변성언> 네. 거기가 양돈 밀집지역입니다.

◇ 김현정> 다른 농장의 돼지들에 대해서도 지금 조사 중이십니까?

◆ 변성언> 오늘부터는 주변 농가로 전체 조사를 할 겁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만약 어떤 A농장에서 한 마리가 나왔어요. 그러면 그 A농장은 다 살처분하는 상황인가요?

◆ 변성언> 원칙은 그렇습니다마는 이렇게 유사한 현상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제주도 백신정책을 바꾸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변성언> 예를 들어서 지금 살처분을 하는 것은 백신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살처분을 하는 거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제주도는 돼지 청정지역이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 백신을 안 맞히고 계시는 거죠? 비백신구역으로요.

◆ 변성언> 그런데 이것이 확산된다고 하면 청정지역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요, 어쩌면 이제 제주도당국에서 백신정책으로 가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은 한 마리니까 아직까지는 비백신 정책을 풀지 않았지만 피해가 더 나오게 되면 그때는 백신정책 자체를 바꿔야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 변성언>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그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이건 발생해서는 안 되는 최악의 상황이기는 합니다마는 이게 18년 동안 한 번도 없던 질병이 아닙니까? 왜 갑자기 올해 발생했을까요?

◆ 변성언> 그건 뭐라고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마는 이런 질병들이 발병 경로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들리는 얘기로는 '중국에서 넘어온 거 아니냐?'라면서 중국발 바이러스 설이 있던데.

◆ 변성언> 바이러스 형태는 그렇지만 그것이 바로 중국에서 직접 오거나 꼭 그렇지 않을 걸로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경로가 있는데 발생 농가는 가족형 농장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도 없고 이분들이 최근에 중국에 다녀오거나 했던 적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번 조사 결과를 좀 지켜봐야겠네요. 그나저나 제주 하면 흑돼지. 청정 돼지였는데 농가들 시름이 얼마나 깊으실까 참 걱정이네요.

◆ 변성언>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인근 농가들도 굉장히 긴장하고 있고 그동안 제주돼지가 갖고 있던 여러 가지 위상에 흠결이 가는 건 아닌지 굉장히 염려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평생 피땀을 바쳐서 애지중지 키운 돼지들을 다 그냥 살처분 해야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니까요.

◆ 변성언> 이분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방역도 하고 소독약 뿌리고 계신데요. 마음은 마음대로 불편하고 몸은 몸대로 피곤한 상황입니다.

◇ 김현정> 돼지가 농민들한테는 자식 같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자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편하게 잘 수 있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 변성언> 그렇죠.

◇ 김현정> 도시에서는 '제주돼지 먹으면 먹는 사람한테도 옮는 거 아닌가?'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계세요.

◆ 변성언> 그건 전혀 염려 안 해도 됩니다. 돈열이라는 것은 돼지에 한정되어 있는 질병이고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닙니다.

◇ 김현정> 전혀 아닌 거죠?

◆ 변성언> 전혀 아닙니다. 저희가 방역활동을 하고 저녁에 식사할 때도 돼지고기 먹고 그러는데요. 전혀 사람하고 상관이 없습니다.

◇ 김현정>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불행 중에 그나마 그 부분은 다행이네요. 하여튼 고생 많으시고요. 빨리 이 고비를 넘기길 좋은 소식 들려오길 기대하겠습니다.

◆ 변성언> 네,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제주 양돈농협의 변성언 본부장을 통해 제주 소식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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