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천시 강화군에 따르면 현재 강화 내 어판장에서는 병어가 1kg당 3만5천원 선, 밴댕이가 1kg당 1만∼1만5천원 선에 팔리고 있다.
4∼7월이 제철인 병어와 밴댕이는 수협에 위탁하지 않고 어민들이 직접 판매해 정확한 물량과 가격을 취합하지 않지만 지난해 시세와 비교해 70%가량 올랐다.
강화도 내 외포리·후포리·초지항 등지 어판장 13곳의 시세를 보면 지난해에는 병어가 1kg당 2만원대에 팔렸고 밴댕이는 1kg당 약 8천원이면 살 수 있었다.
매주 10∼15t씩 잡히던 병어가 올해는 7∼8t 수준만 잡히는 등 어획량이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라고 어민들은 입을 모았다.
강화군은 극심한 가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병어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가 오면서 바닷물에 민물이 어느 정도 섞여들어야 어족이 풍부해지는데 강화 지역은 2년 동안 가뭄에 시달렸다.
강화어민들은 또 병어와 밴댕이의 주 산란 장소가 어로한계선 인근인데 중국어선이 그곳을 드나들며 쌍끌이 조업을 하는 바람에 어장이 황폐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어선들은 4월 초부터 중립수역인 강화군 교동도 서남쪽 해역까지 내려와 잡어·어패류를 싹쓸이했다.
이 사이 볼음도 인근 해상에 출몰한 중국어선은 2014년까지 연 2∼3회, 지난해 120여회, 올해 5월에는 520여회로 급증했다.
강화도 인근 어장에서 조업하는 최영필 김포어촌계장은 "강화도 북쪽에 있는 어종 서식지까지 저인망 중국어선이 쭉 훑어 내린다"며 "김포 대명포구에서도 밴댕이가 1kg당 1만5천∼2만원, 병어가 2만∼2만5천원 선에 팔리는 등 지난해보다 5천원 가량 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강화도 횟집의 '주메뉴'인 병어와 밴댕이 값이 잇달아 오르면서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가고 있다.
재료값이 껑충 뛰었다고 해서 가격을 마음대로 높였다가는 손님을 놓칠까봐 그럴수 없다.
특히 조수가 가장 낮은 조금 때에는 배가 출항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이 원래보다 더 뛴다. 매주 어판장에 나오는 밴댕이나 병어 값이 변하는 이유다.
강화읍에서 19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정복남(56·여)씨는 "밴댕이값이 오르면서 식자재비가 20∼30% 정도 더 든다"며 "배가 못 나가면 값이 더 오르는 등 가격 변동이 잦아서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역시 강화읍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도 "직접 고기를 잡으러 나갈 수도 없고 어판장 가격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식당을 운영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 구월동 '밴댕이 골목'에서는 밴댕이·병어·준치·한치 모듬회(4인기준)가 5만∼6만원에, 밴댕이 무침이 2만원선에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