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운전면허 전문학원에는 평일임에도 운전 교육을 받으려는 응시생들로 북적였다.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학을 맞아 서둘러 면허를 따려는 대학생이 대거 몰린 것이다.
이날 기능교육을 받으려고 학원을 찾은 대학생 정모(21·여)씨는 "매번 운전면허를 따려다가 귀찮아 학원 등록을 미뤘는데, 이번 방학이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 쉬울 때 따려고 지난주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학원 2층 학과시험장에는 매시간 60여석이 빼곡히 찼고, 1층 상담 창구에서는 응시생 20여명이 등록 상담을 받으려고 대기했다.
이 학원 관계자는 "6월 초순에는 하루 20여통의 등록 문의 전화가 왔는데, 방학이 시작된 지난주부터 매일 10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폭주하는 전화때문에 일을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전했다.
일부 학원은 내달에는 수강생을 받지 못할만큼 예약이 몰렸다.
운전면허시험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들어 이달까지 6개월간 청주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응시생은 3만516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천953명이 면허 시험에 응시한 것에 비하면 27.4% 증가한 수치다.
6월 한 달만 떼어놓고 봐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663명이 많은 4천603명이 운전면허시험을 치렀다.
충주 운전면허시험장도 올들어 1만3천356명이 찾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1% 많았다.
운전면허시험장 관계자는 "대학 계절 학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되는 7, 8월에는 더 많은 응시생이 시험장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생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면허 취득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올해 초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했으며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면허 시험을 강화한다.
학과시험은 문제 수를 730개에서 1천개로 확대하고, 장내 기능시험은 주행거리를 현재 50m에서 300m로 늘린다. 기능시험의 대표적인 난코스로 꼽히는 '경사로에서 멈췄다가 출발하기'와 'Τ자 코스'가 부활한다.
지난 2011년 6월 운전면허 기능시험 간소화에 따라 기능시험 중 까다로운 항목을 없앤 지 5년 만이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고도 정작 제대로 운전할 능력을 갖추지 못해 사고 유발 위험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취득이 어려워지는 것과 더불어 면허를 따기 위한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운전전문학원 장내 기능시험 의무 교육시간이 현행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나면서 학원비가 평균 7만∼8만원 오를 것으로 경찰청은 예상했다.
운전면허를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따려는 대학생들에게는 올해 여름방학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면허 시험 간소화로 인해 면허를 취득했지만 도로 주행 능력이 수준 이하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며 "초보 운전자의 도로 적응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장내 기능시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