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인 올레그 키리야노프 씨는 지난 2일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 트로예쿠롭스코예 공동묘지에 있는 성혜림의 묘소가 거의 방치되고 있다"며, 자신의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올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키리야노프 씨는 "무덤 주변에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가 하면 봉분에는 잡초들이 무성하리만큼 길게 자라나는 등 벌초 흔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채 시들지 않은 붉은색 꽃 네 송이가 무덤 앞 상석에 가지런히 놓여 있어 누군가 최근에 다녀간 것으로 추정했다.
봉분 앞에 세워진 검은색 화강암 묘비에는 한글로 ‘성혜림의묘’라는 글씨가, 그 아래에는 생존 시기(‘1937.1.24-2002.5.18’)가 각각 새겨져 있다.
또 묘비 뒷편에는 ‘묘주 김정남’이라는 글씨가 선명했다고 덧붙였다.
키리야노프 씨는 "성혜림의 묘가 러시아 양식과 확연히 구분되는 북한식으로 조성됐지만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묘비 정면이 동쪽을 향하고 있어 서쪽을 향한 주변의 다른 러시아인 묘와 구별되는 점을 제외하곤 두드러지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동거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은 2002년 병으로 사망한 뒤 이곳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