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나마 '닥공' 살아난 전북, 승리로 17경기 연속 무패

전남전 결승골을 넣은 전북 이종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게 중요한데…."

전북 현대는 개막 후 16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K리그 기록(2007년 성남 15경기)을 새로 썼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기록은 그저 기록에 불과했다. 6월 5경기에서 딱 한 번 이겼다. 1승4무. 무패 행진은 이어가고 있지만, 선두답지 않은 성적표였다.

기록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 4무 가운데 3경기를 앞서다가 비겼다. 기록을 의식한 탓에 리드를 잡고부터 장기인 '닥공' 대신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최강희 감독은 29일 전남과 홈 경기를 앞두고 "안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선수들도 무패 기록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선제골 후 양쪽 측면에서 적극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물러섰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이 기록 이야기를 딱히 꺼내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기록에 위축됐다.

최강희 감독은 "나도 이렇게 무승부가 많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선제골 후 이긴다는 자신감으로 공격해서 두 번째 골을 넣어야 한다. 홈 경기에다 기록도 세웠으니 우리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맞더라도 모험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반 1분 만에 내준 선제골이 오히려 약이 됐다. 선제골을 내주자 드디어 전북 스타일 '닥공'이 나왔다. 쉴 새 없이 전남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에만 12개의 슈팅을 날려 2골을 뽑았다. 후반 '닥공'이 조금은 주춤했지만, 승점 3점은 전북 차지였다.

전북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남을 2-1로 격파했다. 3경기 만에 승리를 챙긴 전북은 9승8무 승점 35점으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전남은 3승6무8패(승점 15점)가 됐다. 호남더비의 역대 전적에서도 27승24무20패 우위를 유지했다.

전북은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1분 이슬찬의 크로스에 이어 이지민에게 헤딩 골을 내줬다.

이후 주춤했던 공격이 살아났다. 전반 26분 루이스의 로빙 패스가 고무열과 전남 수비진을 넘어갔고, 달려들던 이재성이 가슴 트래핑 후 왼발 슈팅으로 닫혀있던 전남 골문을 활짝 열었다.

결승골은 전남에서 넘어온 이종호의 몫이었다. 이종호는 전반 34분 박원재의 왼쪽 크로스가 전남 수비와 골키퍼 이호승이 겹쳐지면서 그대로 넘어오자 몸을 날려 머리로 받아넣었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골이었다.

다만 후반은 아쉬웠다. 로페즈와 루이스, 그리고 통증을 호소한 고무열까지 공격수만 3명을 교체해 끝까지 골을 노렸지만, 후반 슈팅은 전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개에 불과했다. 최강희 감독의 고민대로 리드 후 '닥공'은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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