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종단 총무원장, 신천지피해가족 폭행 왜?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평화의궁전 앞에서 지난 27일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신천지 평화의궁전은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유력 후계자인 김남희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가 거주하는 곳으로 신천지피해가족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27일 발생한 폭력 사건은 불교계 특정 종파 책임자와 신천지피해가족연대 회원들 사이에 벌어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편집자 주>

불교조계종 A총무원장이 신천지에 빠진 딸을 돌려달라며 시위를 벌이는 부모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A총무원장이 신피연 B씨의 가슴을 치고있다.

신천지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이만희 대표)은 27일 경기도 가평 평화의궁전에서 ‘한중일 종교지도자 종교대통합 평화회의’란 행사를 열었다. 신천지 유관매체 천지일보는 종교대통합 평화회의에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10여개 종단 지도자 12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평화의궁전 앞에는 오전 일찍부터 흰옷을 맞춰 입은 신천지 신도 수십 명이 ‘하나되어 이루어지는 평화의 세상’ 피켓을 들고 종교인들을 맞이했다.

맞은편에서는 10여 명의 신천지피해가족연대(이하 신피연) 회원들이 여느 때와 똑같이 “종교사기꾼 이만희는 자녀들을 돌려보내라”며 절규에 가까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 관계자들과 신피연 회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한 승려가 갑자기 시위를 벌이고 있는 K씨(딸을 찾기 위해 3년째 신천지 앞 시위 중)에게 다가가 가슴을 밀쳤다. 승려의 돌발행동에 당황한 K씨는 “아저씨 뭐예요”라고 항의했고, 승려는 “스님보고 아저씨가 뭐야”라며 맞받아쳤다. 이 승려는 또, 옆에서 함께 시위를 벌이던 B씨(딸을 찾기위해 2년째 시위중)의 가슴을 치기도 했다.

순식간에 싸움판(?)이 된 현장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정리됐다.

경찰조사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승려는 불교조계종(대한불교조계종과 무관한 종파) A총무원장으로 드러났다. A총무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신피연 회원들이 먼저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총무원장은 신피연 회원들을 모욕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피연 회원들은 A총무원장을 먼저 자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피연 K씨는 “그 스님에게서 자비라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며, “왜 우리가 시위를 하는지 들어볼 생각도 없고 오자마자 폭력을 휘두르는 게 마치 신천지 신도 모습을 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관할 가평경찰서는 폭력과 명예훼손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인 뒤 검찰 지휘를 받아 처리할 계획이다.

◇ 폭력 물의 A총무원장 소속 불교조계종...불교종단협에 가입 안 된 소종파

한편, 물의를 일으킨 A총무원장이 소속된 불교조계종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도 소속되지 않은 군소 종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주관 종교대통합회의에 참석했지만, 국내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물은 아닌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 관계자는 “불교조계종은 유사 조계종인 것 같다”고 밝혔다. 종무원 관계자는 이어 “대한불교조계종 외에 조계종 이름이 들어간 곳이 80곳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계종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관계자 역시 불교조계종은 회원 종단이 아니라고 밝히고, “불교조계종이 종단협에서 활동을 안 한다고 정통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혹세무민하는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며, 불교조계종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신천지는 2년 전부터 전쟁종식과 평화를 위한 종교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평화의 사자라고 선전하고 있다. 신천지는 올해 9월 18일에도 조직의 결속을 다지기위해 체전을 겸한 대규모 종교대통합 행사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총무원장의 폭력 사건에서 보듯이 신천지 종교대통합 행보는 신천지의 명분을 보강하기위한 명목상의 행사이고, 각 종교의 소종파 몇몇만이 참여하는 허울뿐인 구호임이 드러났다.

27일 종교대통합 평화회의에 참석한 이들도 지리산 O학당 훈장, 중국 마파사 O주지, 세계공자후예연합회 O부비서장 등 인지도가 전혀 없는 낯선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