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로저스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아팠다. 공을 던지라고 하니까 '안 던져도 된다. 시즌 때 던지면 된다' 그렇게 얘기했다. 그러면 어떻게 할지 스케쥴을 정해보라고 하니까 내놓더라. 내가 야구선수한테 스케쥴을 받은 것은 아마 김광현 다음에 처음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저스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오른쪽 팔꿈치 인대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구단은 인지하고 있었고 회복할 수 있도록 스케쥴을 배려하는 등 무리시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에게 네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했다. 수술을 하든, 던지든, 쉬든 네가 결정하라고 했다. 전담 트레이너를 파견해 매일 몸 상태를 체크했다. 그가 원하는 스케쥴대로 행동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친 것이 아니고 인대가 나갔다. 그거는 우리가 봄 때부터 매스컴에 쭉 감췄다. 미국, 일본에서 진찰받고 도쿄에 2번 보내고 한국에 왔다가 다시 도쿄를 보내서 의사를 3-4명 만나게 했다.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 내가 '이걸 갖고 선수 생명을 끊고 싶지 않다'고 그랬다. 본인은 2군에서 던진다고 난리였다. 그때 '안돼'라고 스톱시켰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이전부터 로저스의 부상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로저스는 10경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거두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로저스에 190만 달러(약 22억 원)를 안겨주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부상 때문에 뒤늦게 1군에 합류한 로저스는 이달초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 판정을 받았다. 로저스가 수술을 선택하면서 한화 유니폼을 벗게 됐다.
역대 최고의 선수로 칭송받던 로저스가 순식간에 최악의 '먹튀'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김성근 감독의 혹사로 인한 부상이다', '불화설이 존재했다' 등의 얘기가 나돌았다.
이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그런 거는 너무 억측이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나 싶다. 로저스에게는 그 정도로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로저스가 떠나면서 한화는 외국인선수 자리가 하나 비어있다.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하루빨리 대체선수를 구해야 하는 상황. 새 외국인 선수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프런트에 일임했다. 지금 열심히 알아보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