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거짓말 또 들통'…여고생 성관계 이달초 공식확인

지난 1일 경찰관 비위 본청에 보고, 부산경찰청장 입지도 '흔들'

부산경찰청 (사진=자료사진)
학교전담경찰관이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강조하던 부산경찰청이 문제가 불거지기 20여 일 전 이 사실을 공식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은폐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의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

지난 24일 전직 경찰간부가 페이스북 경찰인권센터 게시판에 부산 연제경찰서와 사상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이 각각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경찰청은 자체 조사를 벌여 사흘 뒤인 27일 오전 연제서 정모(31)경장과 사하서 김모(34)경장이 각각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화했다.

하지만, 당시 부산경찰청은 두 경찰서 모두 소속 경찰관의 비위 사실을 보고 하지 않아 부산청 내부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사하경찰서의 경우 학교 보건교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담당 부서 계장이 윗선에 보고를 하지 않고 김 경장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문제를 덮었다고 설명했다.

연제경찰서는 해당 여고생을 상담한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경찰관 비위 사실을 통보 받았지만 김 경장이 사표를 내 '민간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했다.

특히, 연제서의 경우 공문을 보냈던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정 경장이 사표를 내기 하루 전 전화를 통해 비위 사실을 전달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 두 경찰서 서장을 각각 대기발령 조처하며 일선 경찰서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보고체계가 무너졌다는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몰랐다"고 주장하던 부산경찰청의 첫번째 거짓말이 들통났다.

아동보호기관이 연제경찰서에 전화를 하기 전 부산경찰청 여청수사계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 경장의 비위 사실을 알린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전화를 받은 해당 담당자가 사안을 복무규정위반이라고 판단해 소속 경찰서 청문감사계에 신고 하라고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또, 최근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담당자가 해외에 휴가를 나가 있어 전화를 받았던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부산경찰청의 두 번째 거짓말이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경찰청에서 연제경찰서 정 경장의 비위 사실을 사전에 보고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이날 오후 공식 설명회를 가졌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1일 부산경찰청 감찰계에 연제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과 여고생의 성관계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같은날 오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해당 경찰관이 이미 사직처리 되어 민간인 신분"이라는 내용을 경찰청에 보고 했다.

부산경찰청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금껏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던 것과 달리 24일 전에 이미 정 경장의 비위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부산경찰청이 연제서 소속 경찰관의 비위 사실을 확인한 지 불과 사흘 뒤 사하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이던 김모 경장이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졌다.

만일, 부산경찰청이 곧장 대응에 나섰더라만 사하서의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김모 감찰계장은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까봐 걱정이 되어서 그랬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문 확인 차원이었고 당시 대상자가 민간인 신분이어서 과정과 청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부산에 파견된 경찰청 감찰팀이 부산경찰청 감찰계장을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산경찰청이 경찰관 비위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의 입지 또한 위태롭게됐다.

앞서 대기발령 조처된 사하경찰서장은 소속 직원의 비위 사실이 계장 선에서 덮어져 자신은 비위 사실을 모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책임'을 지고 서장직에서 물러났다.

전 사하경찰서장이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는 하지만 이를 받아들인 뒤 경찰청장에게 보고한 것이 이 청장이었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공식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 "공무원이 책임을 져야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지 회피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시민과 학부모를 상대로한 부산경찰청의 거짓말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드러나면서 수장인 이 청장이 더이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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