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은 국내외의 쇼핑몰이 추구해온 '퓨전(Fusion.융합)'의 최첨단이다. 쇼핑과 오락, 레저, 휴식을 한 곳에서 즐기는 복합형 쇼핑몰의 진화라 할만하다.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 또는 야구장"이라고 했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찬 승부수다.
기존의 쇼핑몰과 테마파크를 넘어선 쇼핑 테마파크 창조를 위해 신세계는 미국의 쇼핑몰 개발 운영기업인 터브먼사(社)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터브먼은 자회사인 터브먼아시아를 통해 스타필드 하남에 49%의 지분을 투자했다.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터브먼은 면적당 매출에서 미국 최고다. 터브먼의 제곱피트당 연매출은 790달러로 사이먼(613달러), 메이스리치(625달러) 등을 압도한다.
◇ 쇼핑몰 '퓨전', 한미 동일…"스타필드 하남은 특별한 쾌거"
터브먼사의 2세 경영인인 로버트 터브먼(Robert S.Taubman.63)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터브먼사가 운영 중인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UTC몰에서 열린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쇼핑몰의 경쟁자가 테마파크'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정 부회장의 견해에 공감을 표했다.
터브먼 회장은 "지역과 민족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지만 쇼핑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어느 곳이나 비슷하다"며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식사를 한 곳에서 해결하기를 원하고 이런 요소들이 하나가 되는 '퓨전'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1950년 설립돼 미국과 중국, 한국 IFC몰 등에 24개 쇼핑몰을 운영 중인 터브먼 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을 기존 쇼핑몰을 뛰어넘는 특별한 퓨전 쇼핑몰로 평가했다.
그는 "신세계의 유통 역량과 우리의 서구식 기획과 디자인이 융합돼 한국인이 원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스타필드 하남은 미국에도 없는 믿기 어려운 대단한 쾌거로서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스타필드 하남에 지분 51%를 투자한 신세계프라퍼티의 임영록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스타필드 하남은 일상을 벗어난 고객의 하루를 책임지는 1일 쇼핑여행지"라고 규정했다.
◇ 빛과 공간, 동선…터브먼의 쇼핑 철학
최초라는 타이틀은 ‘빛과 공간’의 건축 철학으로도 이어진다.
고객들의 시간 개념을 일시 해제해 쇼핑에만 집중시키기 위해 자연광을 최대한 차단하는 기존 쇼핑몰과는 달리 터브먼사는 오히려 천정을 유리로 지어 자연 채광을 적극 적용했다.
또 기둥이 없는 구조로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해 개방감과 공간감을 확장하고 순환형 동선으로 쇼핑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터브먼의 빛과 공간, 고객중심의 철학은 스타필드 하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유리 천정을 통한 자연 채광과 무(無)기둥 구조, 훨씬 세련된 순환식 동선이 모두 적용됐다.
임영록 부사장은 "자연 채광은 매출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다. 빛을 차단하고 시계를 걸지 않는 것이 기존 쇼핑몰의 불문율"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채광 등 자연친화적 공간을 조성해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다시 찾고 싶은 쇼핑몰이 되면 궁극적으로 매출은 증대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