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공식 브리핑에 참석한 자리에서 "홍기택 부총재가 그런 결정(휴직계 제출)을 내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그러면서 "개인적인 일로 그런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이사회에서 받아들이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재는 앞서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IIB의 첫 연차총회에도 불참하고, 언론과의 접촉에도 일절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총리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사유를 밝혔지만, 홍 부총재의 돌연 휴직은 최근 불거진 대우조선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책임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 부총재는 지난 8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정부와 청와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산은은 들러리만 섰다고 폭로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며칠 뒤 감사원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기업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홍기택 당시 회장 등 전·현직 산은 임원 3명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서별관 회의와 관련한 폭로로 홍 부총재가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등 여권 핵심부에게 미운 털이 박혀 이른바 '괘씸죄'를 적용받은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휴직계를 낸 홍 부총재가 앞으로 AIIB 부총재직을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산업은행의 리스크 관리 실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홍 부총재가 AIIB의 리스크 담당 부총재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구심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