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오전 7시30분 금융감독원장, 금융협회장들과 함께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체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우리나라에서 영국과의 무역비중(지난해 기준 1.4%)이 낮고 영국과 실물부문 연계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웬만한 대외여건 악화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대응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7위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2008년 74%→올해 1분기 28%)도 큰 폭으로 감소, 경상수지도 50개월 연속 흑자, 정부부채 비중(지난해 기준 GDP대비 35.9%)은 선진국 104.8%, 신흥국 45.1% 등 다른 주요국에 비해 충분한 정책여력을 보유, 국내 은행들의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임 위원장은 "당국은 EU 소속 국가의 추가 탈퇴, 과도한 실물부문 둔화 등 브렉시트 이후의 다양한 변수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변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현재 가동중인 24시간 점검체계를 통해 금융회사의 대외 익스포져, 영국·유럽의 주식·채권 자금 동향 등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기재부와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과 글로벌 IB·외신 등과의 소통 등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협력체계도 한층 더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및 외화차입 여건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외화차입금, 대외 익스포져 관련 특이동향 등을 면밀하게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금감원을 중심으로 외화자금시장 관련 특이사항을 일별로 점검하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4일 금감원은 주요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했고, 양호한 상황을 확인했다. 국내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상황이 3개월 지속되는 경우에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극단적인 시스템적 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있는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08년 위기 이후 꾸준히 개선돼 왔다.
가계·기업부채 등 국내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도 긴밀하게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는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원칙 하에, 부채 증가속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집단대출 및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 등 잠재적 위험요인도 지속적으로 최소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2금융권에도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분담 원칙하에 자구계획을 신속히 이행하도록 하고,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향후 발생 가능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일시적 시장 불안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 애로를 겪지 않도록 회사채시장 관련 제도개선 방안도 조만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지금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실물부문에 대한 차질없는 자금공급 등을 위해 금융당국의 정책적 대응과 함께 각 금융업권의 노력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거래소는 6.30일부터 시행되는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를 차질없이 도입하여 투자자들이 관련 정보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하며 "각 금융회사별로 외화유동성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리스크 완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적극 추진해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주문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함께 각 은행들도 은행별로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여 상황 발생시 즉시 가동될 수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보험사, 증권사는 해외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자산회수율 감소 등의 외화유동성 위험을 점검하고 여전사도 외화부채의 차환율 하락 등에 대비하여 외화부채 만기도래 규모 등을 철저히 점검, 관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 "국내 수입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달러화, 엔화가치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만기연장, 무역대금 관련 금융지원 등을 적극 검토해주시기 바란다"며 "구조조정 기업들에 대해서도 현재 추진중인 자구계획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되, 기업들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막거나, 구조조정 과정에 혼란을 발생시키는 일이 없도록 여신운용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취약계층일수록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부족할 수 있고 심리적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며 "중금리 대출, 정책금융 지원, 채무 재조정 등 모든 가용수단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