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충북공고 터로 이전하며 더부살이 신세가 된 충북예고.
운동장이 없어 주차장에서 체육수업을 하고, 곰팡이가 핀 반지하에서 실습을 하는 등 현재의 시설환경은 학교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다.
지난 4.13총선 때도 출마자들 너도나도 이전을 공약하는 등 십수 년째 이전 약속만 거듭되다보니 제대로된 시설투자조차 하지 못한 세월이 겹겹이 쌓인 결과다.
더 큰 문제는 가까운 세종시에 2018년 예술고 신설이 추진되면서 지역 학생 유출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마땅한 이전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예술고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전 논의가 지역 사회에 이슈가 됐지만 1년이 넘도록 변한 게 없다"며 "당장 세종시에 예술고가 신설된다면 지역의 인재들이 빠져 나가 학교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급기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학교가 직접나서 최근 오창의 한 폐교에 대한 답사까지 벌였지만 협소한 부지 등을 이유로 발목이 잡혔다.
신규 개발되는 아파트단지로 이전을 추진하는 청주 도심 외곽의 소규모학교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당장 2019년 이전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예산 확보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충청북도교육청도 소규모 학교의 폐교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부모 반발과 교육부 예산 확보 난항 등 걸림돌 투성이다.
십수 년째 이어진 이전 논의만 또다시 반복하면서 충북예고의 학교 경쟁력이 회복하기 힘든 지경까지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