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뿔난 EU "영국 빨리 떠나라"

슐츠 유럽의회 의장 "유럽을 인질로 잡지 말고 조속히 협상해야"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결정에 유럽의회 의장은 영국이 조속히 EU에서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정치 싸움에 유럽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슐츠 의장은 "EU 변호사들이 (브렉시트 절차 개시를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에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한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영국 국민투표 이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0월 사임 의사를 밝히며 "탈퇴 협상은 새 총리 아래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영국은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EU이사회에 탈퇴를 통보하고 EU이사회와 탈퇴 협상을 해야 한다.

슐츠 의장 뿐 아니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 등 EU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영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탈퇴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슐츠 의장은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은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며 "영국 보수당의 내부 싸움 때문에 유럽 전체가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을 용인할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 개시 여부가) 영국 정부의 손에만 달려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국이 10월까지 기다리고 싶다고 하는 일방적인 선언도 염두에 두겠지만 그것이 (영국의) 최종 입장이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독일 송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인들이 EU를 떠나기로 결정했는데 탈퇴 조건을 협상하기 위해 10월까지 기다려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협상이 당장 시작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영국에 대한 배신감…협상 쉽지 않을 듯

'이혼' 결정은 영국이 내렸지만 그 절차까지도 영국 뜻대로 하도록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탈퇴이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거대 시장인 EU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려던 영국 탈퇴파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융커 집행위원장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재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는 영국보다는 EU가 주도권을 잡고 영국에게 현재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에게 이민문제 등에서 특혜를 주면서까지 EU에 잔류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영국이 탈퇴를 선택한데 대해 적잖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EU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는 추가 탈퇴를 막기위해 각국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독일과 프랑스 외무장관들은 2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유연한 EU' 계획을 다른 창립국인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설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6개 외무장관들은 오는 28∼29일 열리는 EU 28개 회원국 전체 정상회의에 앞서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긴급회의를 한다.

한편, 영국은 브렉시트 결정에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과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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