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전 경영진은 지난 달 8일 사학분쟁조정위원 가운데 박 모 위원과 주 모 위원이 편견을 가질 수 있다며 기피신청을 낸데 이어 지난 12일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청문절차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사유서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편향돼 있어 공정한 논의가 어렵고, 위원회의 논의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며, 사학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진행중"이라는 등의 이유가 제시돼 있다.
조선대 전 경영진의 대리인이라고 밝힌 김명현 전 조선대 교수는 "불출석으로 인한 불이익은 감수해야한다"며 "사학을 인정하지 않는 조정결과가 나온다면 즉각 소송을 제기해 정식으로 학교를 되찾아 올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대 전 경영진의 이런 움직임은 독자적인 것이 아니다.
지난 4월 18일 조선대와 상지대, 광운대, 세종대 등 13개 대학의 종전이사와 설립자로 구성됐다는 ''사학 설립자 비상대책 협의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분쟁조정위원들에게 조정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학분쟁조정위원은 모두 11명으로 대통령 추천 3인, 국회의장 추천 3인, 대법원장 추천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협의회는 이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천한 3인의 위원과 국회의장이 임명한 2명의 사학분쟁조정위원은 "교육현장에서 이념적 논리를 내세워 사학설립·경영자들을 적대시하던 자들"이라며 "이들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 까지 현 사학분쟁 조정위원회의 조정을 거부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조선대 전 경영진이 다른 임시이사 파견대학의 전 경영진들과 함께 위원 기피 신청과 불출석을 통해 분쟁조정을 거부하고, 복귀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법정으로 간다는 공동보조 전략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이런 전략을 채택한 근거는 현행 사립학교법 시행령상의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운영규정이다.
사학법 시행령 제9조의6 ③항은 "조정위원회는 심의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해당 학교법인 및 학교의 임직원, 그 밖의 이해관계인 등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종전이사(전 경영진)''의 의견을 듣지 않은 조정은 효력이 없다는 게 ''사학 설립자 비상대책 협의회''의 주장이다.
이 협의회 이 지환 집행위원장은 "이 조항이 있기 때문에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2007년 5월 내려진) 상지대학교 관련 대법원 판례의 법리"라고 강조했다.
이 소송은 상지대 전 경영진이 임시이사의 정이사 선임은 부당하다며 낸 것이었으나 사학의 ''자주성과 공공성''이 쟁점이 됐고 대법원 판결은 ''자주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용훈 대법원장 등 8명의 대법관은 "사학 설립의 자유와 운영의 독자성을 보장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본질적 요체로, 자주성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한 반면 김영란 대법관 등 5명은 "학교법인의 자주성 외에 공공성도 매우 중요한 법리로, 자주성에 경도되면 공공성 강화를 위한 각종 제도 자체를 부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종전 이사들이 기대고 있는 법리란 바로 이 ''사학의 자주성''으로 보인다.
이 지환 집행위원장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을 내린다면 소송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 며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조정을 거부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