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중인 염경엽 넥센 감독은 자못 여유가 있었지만 4연패 중인 류중일 삼성 감독의 얼굴은 다소 어두웠다. 넥센은 전날까지 36승30패1무, 승률 5할4푼5리로 3위를 달렸고, 삼성은 29승39패, 승률 4할2푼6리로 7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당초 시즌 전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않았지만 약체로 꼽히던 넥센은 선전을 펼치고 있고, 우승후보로 꼽힌 삼성은 의외로 고전이 길어지고 있다.
염 감독은 "사실 시즌 전 전혀 계산이 서지 않을 정도 전력을 걱정했다"면서 "그러나 27명 1군 엔트리 전체 선수들이 모두 똘똘 뭉쳐 지금의 성적이 나고 있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박병호(미네소타), 강정호(피츠버그), 유한준(케이티), 앤디 밴 헤켄(세이부) 등 MVP급 선수들이 그동안 주도했던 야구가 아닌 선수단 전체가 모두 120%로 뛰어주는 게 올해 넥센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물론 걱정은 항상 있다. 염 감독은 "전력층이 얇다 보니 언제나 연패를 당할 여지가 있다"고 경계했다. 지난 7일부터 넥센은 NC와 시리즈를 내주는 등 4연패를 안은 바 있다.
그러나 일단은 목표를 바라볼 단계를 마련했다. 염 감독이 조심스럽게 바라는 목표는 '+10승'이다. 승패 마진이 10승 정도 된다면 충분히 정규리그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매달 5할 승률 이상을 목표로 달렸는데 +6승 정도니까 전반기에 +10승을 한번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넥센, 신재영-김세현 맹활약…삼성, 외국 선수 전멸
반면 삼성은 현재 승패 마진이 꼭 '-10승'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금까지 삼성 지휘봉을 잡고 최악의 성적"이라면서 "이전까지는 -4, 5승이 가장 나빴는데…'라고 입맛을 다셨다 .
삼성의 고전은 주전들의 줄부상 때문이다. 삼성은 현재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여기에 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선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마저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외국인 선발 2명이 빠져 있어 정인욱, 김기태가 로테이션을 채운다. 그러다 보니 중간 계투진이 헐겁다. 류 감독은 "오늘 필승조가 총출동하느냐"는 질문에 "우리에게 필승조가 있었나?"며 자조하듯 되물었다.
삼성의 전력 누수는 예년이나 넥센 상황과는 다르다. 넥센은 시즌 전 이미 주축들이 빠져 나가 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삼성은 시즌 중 부상으로 이탈했다. 류 감독은 "그래도 예년에는 시즌 초반 빠졌다가 복귀했는데 올해는 시즌 중에 이탈한다"면서 "자욱이가 전반기에 돌아올 수 있을까"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에는 장사가 없다.
그래도 더 이상은 승패 마진이 벌어지면 절대 안 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여기서 더 이상 떨어지면 힘들다"면서 "-10승을 벌충하려면 2승1패를 10번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10승 밑으로 떨어지면 반격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10승을 바라보는 넥센과 -10승을 최후 저지선으로 삼은 삼성. 과연 두 팀의 최종 성적표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