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수단, 대기권 재진입 성공했나?

최소 사거리,정상비행궤적,대기권 재진입체 기술…남북 주장 달라

북한은 22일 실시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명 '화성-10') 발사 시험이 성공을 거뒀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3일 "화성-10의 시험발사가 고각으로 진행됐다"며 "로케트가 최대정점고도 1,413㎞까지 상승비행해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면서 최대정점고도를 자세히 밝힌 건 처음으로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미사일이 최대 고도 1000㎞ 이상까지 올라간 것은 그동안의 실패에서 확인한 결함을 보완해 신형 엔진이 강력한 출력을 발휘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우리 군 당국도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며 무수단의 엔진 성능이 향상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이번 무수단 시험발사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미사일이 정상비행궤적을 그리면서 최소 사거리를 비행했느냐다.


최대 사거리가 3천~4천km인 무수단은 최소 사거리가 통상 400~500km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소 사거리가 500~600km는 되야 하고, 1천500~2천km 정도는 날아야 완전한 성공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있다.

우리 군이 이번 시험 발사를 성공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궤적의 경우 북한은 "로케트가 예정궤도를 따라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됐다"며 미사일이 정상 궤적을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 군은 "비행궤적에 대해서는 현재 정밀 분석중에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탄도미사일의 핵심 기술인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의 검증 여부에 대해서도 북한과 우리 군 당국의 주장이 다르다.

조선중앙통신은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특성과 비행안정성이 검증됐다"며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 보유를 주장했다.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체는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7천도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로, 미국 본토까지 공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통해 고도 1천km 상공에서 무수단 탄두부의 재진입체 시험에 성공했다면 ICBM 개발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을 수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재진입체 기술 확보 문제에 대해 "재진입체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의 '검증' 주장을 일축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모의 핵탄두나 핵 기폭(起爆) 장치를 장착해 시험했을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아직까지 시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비행 거리를 늘린 무수단의 추가 발사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전문가인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무수단 발사는 고각 발사와 최소 사거리에 근접한 비행 거리 등 여러 측면을 종합해 볼때 실패보다는 성공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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