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멤버로 있는 현악 4중주단 '에네스 콰르텟'(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 바이올리니스트 에이미 슈워츠 모레티, 첼리스트 로버트 드메인)이 작곡가 베토벤의 매력을 직접 밝혔다.
에네스 콰르텟은 24일 CBS 음악FM(93.9MHz)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2부에 출연했다. 멤버 4명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도, 방송에 출연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에네스 콰르텟'은 현재 진행 중인 '디토 페스티벌'(06.25. ~ 07.03.) 기간 동안 베토벤 현악 4중주 전곡을 연주한다.
6월 25일, 26일, 7월 1일, 3일 총 4일 간 6번의 무대로 전곡 사이클을 돈다. 한 단체가 보통 1~2년에 걸쳐 연주하는 사이클을 1주일도 채 안 되는 시기에 연주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어 “전 곡을 들어보면 베토벤이 예술가로서 걸어온 삶의 여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연주를 하지 않았다면, 표를 사서 공연을 보러 갔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모차르트를 비롯해 훌륭한 작곡가가 많은데, 그 가운데 작곡가 베토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용재 오닐은 어린 시절 선생님이 베토벤의 곡을 해보면 좋겠다며 가르쳐 주신 게, 베토벤에 빠진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12살 때 바이올린 선생님이 ‘네가 어려서 음악의 깊이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베토벤의 곡을 연주해보면 좋겠다’고 했었다. 베토벤 후기 곡이었고, 그때 연주를 하면서 기분이 세상의 무게를 어깨에 담은 것 같았다. 이번에 같은 곡을 연주한다. 하지만 지금도 12살 때처럼 (베토벤에) 경외감을 갖고 있다.”
리더 에네스는 “베토벤이 나이를 먹으면서 건강이 나빠지는 과정이 음악에 담겨 있다. 후기 작품에서 그의 어려운 상황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귀가 안 들리는 상황에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것을 작품으로 만들어서 더 깊이가 있는 것 같다. 연주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그 위대함을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연주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또 “베토벤 덕에 첼로가 피아노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며, 초기 작품에는 피아노가 조금 더 메인에 있지만, 중기부터는 동등하게 연주를 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 강석우가 이번 베토벤 현악 4중주 전곡을 들을 때 관객이 어떤 감상 포인트를 갖고 듣는 게 좋을지를 묻자, 에네스는 “오픈 마인드로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어떤 관점을 갖고 듣는 것은 부적절한 자세”라며 “음악의 좋은 점은 듣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연주할거고, 우리의 인생 바꾼 중요한 음악이기에 관객에게도 좋은 영향 끼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에네스 콰르텟'은 연주도 선보였다. 이번에 공연하는 베토벤 현악 4중주 F장조 Op.18-1 중 4악장 알레그로와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 7번 중 3악장 등을 연주했다.
이밖에 '에네스 콰르텟'을 만들게 된 배경, 그리고 용재 오닐을 멤버로 부른 이유와 제안을 받았을 때 용재 오닐의 기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