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9개 규모 갑판…국내 최대 해경 경비함 '이청호함' 취역

미국 LA까지 왕복 운항 가능·12층 높이의 5000톤급 경비함

국내 최대 규모의 해경 경비정인 이청호함이 23일 제주 민군복합항에서 취역식을 갖고 이어도 등 제주 해역 방어에 투입됐다. (사진=국민안전처 제공)
우리나라 해경 경비함 중 가장 큰 경비함인 5000톤급 '이청호함'이 23일 취역식을 갖고 국토의 최남단 이어도를 비롯한 제주해역의 수호신으로 나섰다.

테니스장 9개를 합친 규모의 갑판을 가진 이청호함은 추가 급유 없이 우리나라에서 미국 LA를 왕복 운항할 수 있다.

23일 오전 12시 30분 제주 민군복합항(강정항). 이청호함 이재두 함장(총경)의 힘찬 '출항' 명령에 국내 최대 규모의 경비함인 5000톤급 경비함이 예인선에 끌려 제주 바다를 향해 출항했다. 수심, 풍향, 풍속 등을 관장하는 '전탐사' 등 승조원들을 지휘하는 이 함장의 얼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경비함을 지휘하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이청호함은 이날 취역식을 마치고 출항해 제주민군복합항 앞에서 인명구조 훈련과 화재 선박 진화훈련 등을 실시했다. 이번 해상 훈련에는 이청호함과 함께 해경 헬기 2대, 3000톤급 1척, 100톤급 1척 등이 동원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경 경비정인 이청호함이 23일 제주 민군복합항에서 취역식을 갖고 이어도 등 제주 해역 방어에 투입됐다. 이청호함이 취역식 후 제주 바다에서 다른 선박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안전처 제공)
이청호함은 2011년 12월 인천 소청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 외국어선을 단속하다 순직한 고 이청호 경사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청호함으로 명명됐다. 특히 최근 이어도 해역을 둘러싸고 한중일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청호함은 국토의 최남단인 이어도 해역 수호의 선봉에 서게 된다.

이청호함은 해경이 보유한 경비함 중에서 가장 큰 5000톤급 함정으로 독도 해역을 방어하는 '삼봉호'에 이어 두 번째 5000톤급 경비정이다. 길이 150.5m, 넓이 16.5m의 이청호함은 갑판 면적이 테니스장 9개를 합친 것과 같다. 높이는 33.3m로서 12층 건물 높이와 비슷하다.


엔진은 9750마력 4기를 장착해 3만 9000마력의 추진력을 낼 수 있다. 최고 속력은 26노트(시속49㎞)이고, 경제속력은 15노트로, 유류 최대 적재 시 약 45일 동안 1만7000㎞를 운항할 수 있다. 이는 추가 급유 없이 우리나라에서 미국 LA를 왕복 운항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이청호함은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으로 평상시에는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발전기만으로 추진기를 가동할 수 있고, 이 때 최고 속력이 12노트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기본 경비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주요 장비로는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약 138평의 헬기갑판과 50평 규모의 헬기 격납고를 갖추고 있다. 또 40노트의 고속 구조정 4척이 탑재돼 있어 기상이 좋지 않을 때도 구조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분사거리 200m의 소화포가 장착되어 있어 다른 선박의 화재를 신속히 진압할 수 있다.

이청호함이 인명구조 훈련을 위해 고속단정을 하선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안전처 제공)
이청호함은 해군 함정 못지 않은 무장을 갖추고 있다. 무장으로는 76㎜ 함포 1문, 40㎜ 자동포 1문, 20㎜ 발칸포 1문이 장착돼 있다. 조타실 사격통제장비로 표적을 자동 추적하여 목표를 정확히 격파할 수 있어 유사 시 정밀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이청호함은 2013년 1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착공해 3년 3개월의 건조기간을 거쳐 2016년 4월 준공됐으며, 건조비용은 785억원이 소요됐다.

이청호함은 오는 28일 오전 9시 첫 임무 수행을 위해 출항해 이어도 해역에서 7박 8일 동안의 임무를 수행한 후 오는 7월 5일 제주민군복합항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이청호함 이재두 함장은 "국토 최남단의 해역 주권을 수호하고, 우리 관할 해역에서 불법 중국어선 검거 및 조난선박 구조 등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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