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cm, 90kg의 당당한 체격인 오타니는 올해 투타에서 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로 13경기 등판, 승운이 따르지 않아 6승(4패)에 머물러 있으나 평균자책점이 2.21에 불과하다. 타자로 나와서도 41경기 타율 3할3푼6리 9홈런 24타점 출루율도 4할3푼4리나 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23일 "오타니가 22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초대형 타구를 날렸다"고 전했다. 프리 배팅에서 마지막 3개의 타구가 전광판을 맞히고 우중간 장외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비거리 150m로 측정하며 경이적인 힘을 뽐냈다고 주목했다.
그러면서 일본 역대 장거리 홈런 기록도 덧붙였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는 160m가 최장거리다. KBO 리그에서도 뛰었던 타이론 우즈(당시 요코하마)가 2003년 날린 장외포와 2013년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의 역시 장외홈런 등이다.
이승엽(삼성)도 지바 롯데 시절인 2005년과 요미우리 시절인 2006년 도쿄돔 천정을 맞히는 추정 비거리 150m 홈런을 날린 바 있다. 2004년에도 마린스타디움을 넘기는 150m 아치를 그렸다. 일본인으로는 1953년 나카니시 후토시(당시 니시테츠)의 161m가 최장이다. 1992년 기요하라 가즈히로(당시 세이부)도 160m를 찍었다.
▲韓 장외포도 150m 통일…美 200m 넘는 홈런도
그렇다면 또 다른 야구 강국인 한국과 미국은 어떨까. 힘으로만 따지만 한국은 일본을 최근 압도해왔고, 미국은 야구 역사가 100년을 넘는다.
일단 한국은 역대 최장거리 홈런 기록이 야구 3강 중 가장 짧다. 150m다. 프로 원년 백인천(당시 MBC)과 1997년 양준혁(당시 삼성), 2000년 김동주(당시 두산), 2007년 이대호(당시 롯데)가 공동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록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KBO 리그의 홈런 비거리 측정은 한 마디로 눈 짐작으로 이뤄지는 까닭이다. 각 구장에 비치된 구장 도면에 나온 홈런 비거리 산정 기준에 의거해 기록원이 임의로 측정하는데 단위가 5m로 끊긴다. 152m짜리 홈런을 쳐도 150m로 분류된다.
역사가 깊은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홈런 기록도 엄청나다. 괴력의 전설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이 1963년 날린 홈런은 무려 약 224m라는 계산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전문가들이 기록 필름에 나온 타구의 궤적과 속도, 기록지의 풍향, 풍속 등을 고려한 수치다.
하지만 역시 정확한 측정 방법이 불가했던 시절이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전설은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레지 잭슨(당시 오클랜드)의 1971년 198m 홈런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른 2000년 이후 최장거리 홈런은 애덤 던(당시 신시내티)이 2004년 날린 535피트(약 163m) 아치다. 올해부터 MLB 미네소타에서 뛰는 박병호도 141m 시즌 2호 아치 등 심심찮게 비거리 135m 대형 홈런을 날린다.
사실 홈런에 대한 100% 정확한 실측은 거의 불가능하다. 야구를 완전한 평지에서 하면 모르되 담장과 천정 등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첨단 장비와 계산법에 따라 실거리와 최대한 가까운 측정치를 공인할 뿐이다. 과연 향후 한미일의 홈런 비거리 기록이 어떻게 쓰여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