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폰 팬택IM-100, SKY로 날아오를까?

하반기 삼성·LG 중저가 스마트폰과 대결 구도…지원금 상한제 폐지시, 中小 팬택 '불리'

SKY 'IM-100' (사진=팬택 제공)
팬택이 1년 7개월 만에 SKY 'IM-100'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피처폰의 신화로 꼽히는 'SKY' 브랜드를 필두로, 정밀한 불륨 조절과 초 단위 탐색 등이 가능한 특유의 '휠키'와 무선충전기이자 블루투스 스피커 '스톤'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스톤을 포함, 출고가는 44만 9000원. 프리미엄급 스펙에도 가격을 낮춰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하겠다는 전략이다.

◇ 팬택, 아날로그적 감성과 편의성 강화한 휠키·스톤으로 중저가폰 시장 '승부수'

팬택은 22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IM-100'을 공개했다. 2014년 11월 출시한 '베가 팝업 노트' 이후 19개월 만이다. "I'm back"과 똑같은 발음의 모델명에서는 팬택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러나 제품에는 통신사 로고는 물론, SKY 로고마저 표현하지 않았다. "팬택의 부활을 알리는 첫 제품이 아니라 고객의 평범한 순간을 풍요롭게 하고 일상의 친구가 되고자 하는 간절함에서 비롯됐다"는 게 팬택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브랜드가 아닌 제품 자체로 평가받겠다는 각오도 담겼다.

'아임 백'은 제조사 중심의 스펙 경쟁보다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목표로, 선택과 집중을 강화했다. SKY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휠 키'와 무선충전·스피커 등의 기능이 탑재된 '스톤'을 내세워 쏟아지는 중저가 스마트폰과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특히 아임 백의 스마트폰 액세서리 번들로 함께 제공되는 '스톤'은 스마트폰 배터리와 감성까지 충전해준다. 스톤 위에 단말기를 올리면 자동충전되는 동시에 음악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풍성한 사운드의 기상 알림과 출근·약속시간 알림, 귀가시 사용자를 반겨주는 '웰컴라이팅'에다 빛과 조명으로 놓칠 뻔한 전화와 문자를 알려주거나 편안한 숙면을 돕는 '슬립모드' 등 모두 고객 편의성과 감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후면 우측 상단의 '휠키'는 오른 손 엄지나 왼손 검지만으로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원플레이어 기능과 카메라 타이머 촬영, 그리고 100단계 볼륨 조절 및 초 단위 콘텐츠 탐색 등 정교함을 높였다. 휠키만으로도 쉽게 잠금 해제할 수 있다.

5.15인치 풀HD LCD 화면, 스냅드래곤 430 옥타코어 프로세서, 32GB의 저장공간과 3000mAh 용량의 내장 배터리, 1300만 화소 카메라로 가성비도 빠지지 않는다. 팬택의 아임 백은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오는 30일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 재기는 했지만…포화된 시장에 지원금 상한제 변수까지 험난한 '부활'의 길

1991년 문을 연 팬택은 삼성, LG와 함께 3강 체제를 만들며, 한때 국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4%를 기록, LG전자를 누르고 2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후 경영난에 빠졌다. 회생절차 도중 세 차례나 매각이 무산되면서 청산 위기에 내몰렸다. 이대로 끝날 것 같았던 팬택은 쏠리드와 옵티스가 컨소시엄으로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극적으로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SKY폰에 대한 향수가 짙은 이용자들은 이번 팬택의 재기를 응원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흥행 여부는 사실상 불투명하다. 일단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다. 애플과 삼성의 아성도 무너질 정도다. 중국은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며 무섭게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강자로 불리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의 중저가 폰을 팬택의 아임 백과 비슷한 시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판매중인 10만원대 '갤럭시온7'을 내달 초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인다. 국내 출고가는 20만∼30만원대에 책정될 전망이다. LG전자도 X파워(Power), X스타일(Style), X맥스(Max), X마하(Mach), X캠(Cam) 등 X시리즈 5종을 차례로 내놓는다. X시리즈 역시 20만∼30만원대 가격에 모델별로 대용량 배터리, 큰 디스플레이로 차별화를 더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6나 G5의 출고가도 점점 내려가고 있는 것도 팬택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도 변수다. 33만원 이상 지원금 지급이 가능해지고 다른 제조사들이 저마다 출혈경쟁에 나서면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팬택으로서는 사면초가에 처할 수 있다. 타사 프리미엄폰에 지원금이 실려 팬택 아임 백과과 가격차가 좁아지면 팬택 신제품이 중저가라는 이점을 잃어버릴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팬택이 시장을 떠나있는 동안 타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 역시 떨어진 것도 문제다. "팬택의 복귀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과연 실구매자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저가폰 주요 고객이 제조사 인지도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이다.

팬택의 AS 정책도 문제로 꼽힌다. 팬택 관계자는 "AS 거점에 대해 과거와 유사한 수준 회복하겠다"면서도 "모바일 AS는 IM-100과 함께 출시되는 앱으로 구현해 앱을 통해 채팅으로 상담하고 택배로 보내거나 AS 기사 방문하는 식으로 과거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그러나 팬택은 점점 치열해지는 중저가폰 시장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팬택 관계자는 "아임 백은 기존의 가격경쟁에 뛰어드려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새로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서 "단순 가격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미드티어 시장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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