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친근하게·중국으로…성년식 맞은 BIFAN 키워드 '셋'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사진=자료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가 성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BIFAN은 일단 조직 개편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알렸다.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우리가 기대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중요 관계자들이 밝힌 포인트들을 모아봤다.

◇ 과거 청산 그리고 새로운 시작

"20회를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새롭게 출발할 것입니다."

최용배 신임 집행위원장이 22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린 개최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바로 '새로움'이다.

새롭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산해야 할 과거도 있기 마련. 영화제 측은 지난 2004년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해촉을 놓고 벌어진 부천시와 영화계의 갈등 해소에 나섰다. 당시 영화인들은 불분명한 이유로 김 전 위원장이 해촉된 것을 비판했고, 갈등이 깊어지다 결국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영화제는 올해 초 열린 정기총회에서 김 전 위원장의 명예를 회복하고, 12년 전 벌어졌던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런 기조는 기자회견까지 이어졌다. 모든 것을 털고 가겠다는 최 집행위원장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아직도 본 영화제의 참여와 관련해 영화계에서 보이콧을 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지난 2004년에 벌어졌던 갈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것으로 영화제의 불행했던 과거가 청산됐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첫 시작이 아닌가 싶다"고 호소했다.

김 전 위원장의 해촉과 함께 영화제를 떠났던 김영덕 프로그래머 역시 12년 만에 돌아왔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영화제가 재탄생하길 바라고, 과거의 사건을 정확하게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최용배 집행위원장 덕분에 돌아올 수 있었다"며 "내 복귀는 두 가지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영화제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영화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제 시니어가 됐는데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서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1일 이뤄진 정지영 감독의 조직위원장 임명은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정 감독이 BIFAN 최초의 민간 조직위원장이 됨에 따라 김만수 부천시장은 명예조직위원장으로 물러났다. 여기에는 문화예술인이 조직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김 시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

정 감독은 "힘 없는 민간 조직위원장이지만 내가 할 일을 찾아서 해보겠다. 나는 영화제 준비를 지금부터 하는 셈이기 때문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여러 가지 배워서 다음 해부터는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좀 더 친근한 장르 영화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월드 판타스틱시네마를 블루와 레드로 나눴다.

월드 판타스틱 레드는 호러와 스릴러가 포진한 장르영화 매니아를 위한 섹션이다. 이와 반대로 월드 판타스틱 블루는 남녀노소 모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뮤지컬, 로맨스 등의 장르 영화가 포진해 있다.

금기를 넘어선 표현과 주제를 다룬 '금지구역'은 그대로 살리고, 가족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존은 다시 부활시켰다.

신설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번 BIFAN에서는 상업영화의 배급 시스템 속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을지라도, 세계 영화제에서 주목받을 만한 영화들을 장편과 단편으로 나눠 상영한다.

국내에서도 장르 영화가 주목받으면서 두터운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부문에도 관객들의 관심이 많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할 특별전 또한 있다.

'다시 보는 판타스틱 걸작선: 시간을 달리는 BIFAN'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특별전은 BIFAN 20년 역대 최고 화제작인 영화 스무 편을 상영한다. 이들 영화는 모두 관객들의 온라인 투표로 선정됐다.

'나카시마 테츠야의 고백'은 일본 장르 영화의 거장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들로 이뤄진 특별전이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이 직접 BIFAN을 방문해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다.

◇ 중국 시장 공략법

BIFAN의 이번 산업프로그램은 B.I.G(BIFAN Industry Gathering)로 개편·확장됐다. 무엇보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중국 시장에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기존에 진행되던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는 그대로 진행되고, '코리아 나우'라는 프로그램 부문이 신설됐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과 공동주최하는 BIFAN 시나리오 쇼케이스는 국내 작가들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해외 진출하도록 돕는 피칭 행사다. 앞서 중국에서 열린 행사가 좋은 반응을 얻어 이번 BIFAN에서도 열리게 됐다.

한국제작가협회와 함께하는 한중공동제작 활성화 포럼은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행사다. 중국 영화산업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개최된다. 한국프로듀서조합이 공동으로 한중공동제작영화와 관련된 국내와 중국 관계자를 초청해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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