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권성동 찍어내기' 배경에 모바일 투표

"모바일 투표 도입 시 30%대 투표율 50·60%대로 상승"

새누리당 권성동 사무총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권성동 사무총장의 거취를 놓고 계파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월 전당대회 때 적용될 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깜짝 발표를 했다.

당 대표 등을 선출하는 오는 8월 9일 전당대회에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여름철 휴가에 브라질 리우올림픽까지 겹친 전당대회의 선거인단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었다.

새누리당 당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시 70%(나머지 30%는 여론조사)가 반영되는 선거인단 투표를 '투표소에 출석하여 투표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장(대의원 경우)이나 지역별로 마련된 투표소에 직접 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다 보니 투표율이 통상 30%대에 불과하다.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당대표를 놓고 격돌했던 2014년 7월 전당대회 때도 선거인단 20만 3632명 중 6만 4636명만 참가해 투표율이 31.7%에 그쳤다.

권 사무총장은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면 투표율이 50%에서 6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 도입은 단지 투표율만이 아니라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에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모바일 투표는 선거인단이 직접 투표소에 가지 않고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 조직력과 동원력이 친박계보다 약한 비박계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친박계는 모바일 투표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조원진 의원은 "당이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제도를 당장 오는 8월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서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투표 도입의 적절성 여부와 도입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꼼꼼하게 따지고 의원총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등 충분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도 생소한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당이 아주 혼란스러웠는데 모바일 투표를 도입했다가 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도입은 선거 방법을 규정한 당규 개정 사항이어서 비대위와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모바일 투표 도입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계파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권 사무총장은 모바일 투표 도입과 함께 총선 참패 책임을 가릴 백서 발간과 당협위원장 교체를 적극 추진하면서 친박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23일 열리는 비대위 회의에서 권 사무총장 거취 논란에 가닥이 잡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박계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 등은 표결을 통한 권 사무총장 거취 결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권 사무총장이 경질되거나 그에 대한 비판이 계속된다면 비대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지난 16일 유승민 의원 등의 일괄복당 결정 과정에서 표결의 쓴 맛을 봤던 김희옥 위원장도 섣불리 표결을 강행할 형편이 아니어서 출구를 찾기가 아주 난감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원내대표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이번 사안을 정무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김희옥 위원장 그리고 권성동 사무총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잠자코 있을 순 없다"며 강력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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