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아니면 못 가'? 대학가 해외연수 '특혜 논란'

연수 대상자 비공개 모집…학생들 프로그램 존재 자체도 몰라

(사진=충남대학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해 말 총학생회 부정선거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충남대학교가 이번에는 총학생회에만 이른바 해외연수 특혜를 줬다는 주장으로 시끄럽다.

일반 학생들은 쏙 뺀 채 총학생회에만 해외연수 특혜를 줬다는 주장인데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모든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충남대는 최근 '작지만 강한 경제 국가, 또 다른 중국 대만·홍콩에 가다'라는 주제로 해외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탐방은 다음 달 4일부터 9일, 11일부터 16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인원은 1차 34명, 2차 34명 등 총 68명이 배정됐다.

탐방은 홍콩과 대만의 주요 기업과 대학을 견학하는 것으로 조별 현장 활동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참가비는 30만 원이다.


해외 탐방 프로그램이 학생들 사이에서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총학생회에만 특혜를 줬다는 주장 때문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대상자를 비공개 추천으로 모집하면서 해외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 자체를 학생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학교 측이 일반 학생들에게는 이와 관련된 안내나 공지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소문 등을 통해 학교에서 해외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해외 탐방 프로그램의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학생회 및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학 발전에 기여한 자', '각종 공모전 등 대내·외 활동으로 대학 위상 제고에 기여한 자' 등이 추천 대상자 항목으로 명시돼 있다.

특히 모집 예정자 68명 중 대부분이 총학생회와 총동아리연합회 같은 총학생회와 연관된 단체에 소속된 이들로 채워졌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특히 총 29명의 총학생회 전체 인원 중 절반에 가까운 14명이 모집 예정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학생회만을 위한 해외 탐방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개인 당 30만 원이라는 참가비가 있긴 하지만, 일주일 가까이 홍콩과 대만을 다녀오는 데 들어가는 교통과 숙박, 식비 등 경비를 생각하면 나머지 돈은 학교에서 대거나 등록금으로 충당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총학생회에만 연수 기회를 준 것은 결국 특혜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문제가 커지자 총학생회가 직접 나서 해명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총학생회를 향한 특혜 시비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우리가 낸 등록금으로 총학생회끼리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셈"이라며 "특혜를 준 학교도 문제지만, 이를 그대로 진행한 총학생회는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프로그램이 총학생회에서 혜택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대상 자체가 학생자치기구 및 활동이 우수한 자였기 때문에 추천 형식으로 진행됐던 것"이라며 "현재는 학생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선발 방식이 변경됐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에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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