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뒤통수 맞은 LG화학-삼성SDI, 올 가을 기사회생하나?

LG화학과 삼성SDI 등 우리나라 주력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잇따라 중국 정부로부터 뒤통수를 맞고 있다.

올 초 전기버스용 배터리 시장에서 배제된데 이어 이번에는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기업 명단에서 빠졌다.

일단 오는 9월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이때도 명단에서 빠지면 상황은 심각해 질 수 있다.

중국 정부가 20일 발표한 전기차용 이차전지 산업표준기업 4차 목록에서 LG화학과 삼성SDI를 포함한 외자기업 들은 모두 빠졌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일단 명단에서 빠진 것만 알 뿐 왜 포함되지 않았는지는 통보받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여러가지 안전규격과 중국내에 셀 공장이 있을것, 생산경험 1년이라는 조건 가운데 마지막 생산경험 1년을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전규격의 경우 우리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이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

또 LG화학이나 삼성SDI의 경우 셀 공장부터 완성품 공장까지 중국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통과다.


중국에 셀 공장이 없는 SK이노베이션은 아예 이번에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SDI는 지난해 6월부터 시험생산을 시작했고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부터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에 '생산경력 1년'이라는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 김병주 이사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오는 9월로 예상되는 5차 목록 발표때까지 그저 기다려야 하는 형국"이라면서 "이때도 목록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상황은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중국 난징공장을 지난해 10월에 준공하면서 중국내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2020년까지 연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시장 점유율은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운바 있다.

삼성SDI는 중국 시안공장에 6천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전지 생산라인 2개를 만들어 지난해 4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전체 매출의 30%를 중국에서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중국정부가 올초 전기버스 배터리로 우리 기업들이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를 쓰면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을 잃은데 이어 이번에는 승용차용까지 '모범규준' 미달을 이유로 목록에서 빠지면서 두번째 뒤통수를 맞았다.

이에대해 LG화학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결정서가 송부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내에 전기차 배터리 업체만 100여곳이 넘었다"면서 "이번 모범규준은 우리 업체들 뿐 아니라 자국내 군소업체들을 정리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중국내 군소업체들이 정리돼 가격 덤핑을 막으면 오히려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제 5차 목록 발표에서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빠질 경우 '모범규준'은 명분일 뿐 자국 업체을 키우기 위한 산업정책으로 판명될 경우 계산은 복잡해 진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우대정책을 보고 중국에 투자했지만 보조금 정책에 발목이 잡혀 매출을 일으킬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9월 중국정부의 결정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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