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에 휘둘린 영남권 신공항…돌고 돌아 김해공항 확장

10년동안 극심한 지역갈등, 선거 이용 등 부작용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됐다. 국토부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입지 선정 용역 결과대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극심한 지역 갈등을 표출하며 백지화와 추진을 반복했던 영남권 신공항 사업이 10년여의 갈등과 논란끝에 마침표를 찍었다.

영남권(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김해공항의 대안 필요성이 제기된 1992년 부산시 도시기본계획이 출발점이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로 공식 검토가 시작된 신공항은 이후 10년간 선거때마다 '표심얻기'에 이용돼 왔다.

상단은 밀양공항 조감도, 하단은 가덕신공항 조감도 (사진=자료사진)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고 용역을 통해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으로 후보지가 압축됐으나 2011년 정부는 "경제성이 없다"며 계획자체를 백지화했다.

애초 2009년 9월에 발표하기로 했던 국토연구원의 용역결과 발표는 3차례나 연기됐다.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가덕도 9조 8000억원, 밀양 10조 3000억원에 달하는 등 높은 공사비에다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추산됐다.

(자료=국토교통부 제공)
비용편익(B/C) 분석에서도 가덕도(0.70)와 밀양(0.73) 모두 1을 넘지 못했다.

2011년 3월 전문가들로 구성된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는 가덕도와 밀양 모두가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다음달 신공항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백지화발표때는 지역 갈등과 반발이 최고조에 이르러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다시 꺼냈다.

재검토에 나선 정부는 "김해공항의 용량 포화가 예상된다"며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결론 내리고 2015년 6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입지 선정 용역을 발주했다.

대구·경북, 경남, 울산은 "우수한 접근성, 경제성 등을 내세우며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필요시 확장도 할 수 있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세워 김해공항과 함께 운영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를 폈다.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회' 용역을 수행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책임연구원인 장 마리 슈발리에(Jean-Marie Chevallier) 수석엔지니어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TV화면 캡처)
하지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안전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고 기존 시설이용과 접근성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가덕도는 "자연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며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건설자체도 어려우며 국토의 남쪽 끝에 있어 접근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밀양은 "전통적 공항입지로 적합하지 않고 접근 가능성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로써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종지부를 찎었다.

강호인 장관은 "용역 집행과정에서도 지자체와 함께 착수보고와 중간보고를 받고 일부 이견은 8차례 국장급 실무회의를 열어 조율하는 등 지자체와 최대한 소통하며 용역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ADPi도 OECD 자문과 5개 지자체가 추천한 전문가 자문위회의를 3차례 여는 등 지자체와 국내외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평가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강호인 장관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또 "신공항 유치경쟁과정에서 갈등과 논란이 있었지만 5개 지차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입지평가 결과가 나온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평가결과를 수용해 김해공항이 영남권을 대표하는 지역거점공항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에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는 등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후속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남지역 거점공항으로서 지역주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도로,철도 등 연결교통망도 충분히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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