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분열' 최악 피한 차선책?…신공항 백지화에 정치권 파장

극심한 지역갈등 야기, 사회적 비용 키운 정부 책임론도 거론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회' 용역을 수행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측이 직접 최종 후보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YTN 영상 캡처)
정부가 10여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자 여야 정치권은 극단적 지역갈등에 따른 파국을 피한 것에 일단 안도감을 나타냈다.

다만 신공항 문제로 극심한 지역갈등을 야기하며 사회적 비용을 키워온 것에 대해서는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한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책 마련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1일 입장 발표를 통해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대승적으로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객관성과 공정성 담보를 위해 프랑스에 용역을 의뢰했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제 대한민국은 미래로 나가야 한다"며 "어려운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이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정치권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과 시·도지사들의 책임 있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두 야당도 지역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민 통합하는 일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지역갈등 문제와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내린 중립적 결정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이런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모적 갈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큰 갈등과 진통을 유발한 정부의 책임이 매우 크다"며 "신공항 용역 과정 및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추후 국회 차원에서 되짚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전진해야 한다"면서 "경북 밀양 주민 및 부산 경남 주민 여러분의 상실감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해서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 무능한 정부는 이제라도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갈등을 치유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남 창원이 지역구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경우는 트위터 글에서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이라며 "무엇보다 무안, 양양, 김제, 울진공항의 전철을 밟지 않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소모적인 지역갈등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국제공항 외경 (사진=자료사진)
대체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텃밭' 영남권이 쪼개지는 최악의 사태를 피한 차선책이란 평가다.

다만 신공항 후보지 이해당사자였던 대구·경북(TK)과 부산지역 의원들은 모두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들도 강력 반발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구 지역구인 윤재옥 의원은 이날 TK 의원들과 의견을 나눈 뒤 "영남권 시·도민들이 많은 기대를 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용역결과 발표 내용을 자세히 살펴봐서 문제점이 없는지를 검토하고 지역민들의 민심을 잘 수렴해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여당 의원들도 "김해공항은 지금도 소음 피해가 극심해 공항 확장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반발했다.

이진복 의원은 "미봉책이고 죽도 밥도 아니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은 "이런 결정을 할 거면 뭐 하러 지역갈등을 부추겼나"고 비판했다.

그러나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보지는 않지만 지역갈등이 심하게 표출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김해 확장안을 발표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해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한편 김영춘,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김해영 의원 등 부산지역 더민주 의원들은 신공항 백지화와 김해공장 확장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가덕 신공항 재추진 방침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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