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제1회 대회부터 줄곧 프로팀이 정상에 올랐다.
당연히 프로팀도 전력을 다한다. 우승의 영광은 물론 FA컵 우승팀에게는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볼거리는 하위리그팀이 프로를 꺾는 장면이다. 프랑스 FA컵에서 나온 4부리그팀의 준우승, 이른바 '칼레의 기적'이 대표적이다. 한국 FA컵에서도 2004년 직장인팀인 재능교육이 16강에 진출한 경력이 있다.
올해 FA컵에서도 하위리그의 반란이 속출하고 있다. 16강에 오른 팀 가운데 챌린지 4팀, 내셔널리그와 K3 1팀, 대학 2팀이 속했다. 전력 차는 분명하지만,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챌린지리그 4팀 "우리도 클래식 못지 않아"
2부리그인 챌린지에서는 4개팀이 16강에 올랐다. 안산 무궁화와 대전 시티즌, 부산 아이파크, 그리고 부천FC다. 경찰청
안산은 클래식 2위팀 FC서울과 만난다. 안산은 챌린지 16라운드까지 10승3무3패 승점 33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경찰청팀인 안산에는 클래식 출신 선수들이 즐비하다. 전력 자체로는 클래식에 밀릴 것이 없다.
다만 서울도 32강에서 챌린지 대구FC에 덜미를 잡힐 뻔한 기억이 있는 만큼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크다. 클래식 득점 1위와 챌린지 득점 1위의 진검 승부가 될 전망이다.
대전과 부산은 전 클래식팀이다. 지난해까지 클래식에서 활약했지만, 부산이 11위, 대전이 12위에 그치면서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올해 챌린지에서 대전이 5위, 부산이 8위로 썩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여전히 저력이 있는 팀이다. 대전은 인천 유나이티드, 부산은 수원 삼성을 만난다. 특히 부산과 수원은 2010년 FA컵 결승에서 맞붙은 경험도 있다.
부천은 대진운도 좋다. K3 경주시민축구단을 상대한다. 32강에서는 포항 스틸러스를 꺾은 만큼 8강행이 유력하다.
성균관대는 32강에서 전직 클래식 선수들로 구성된 챌린지 강호 서울 이랜드를 꺾었다. 단국대는 클래식 상주 상무를 제압했다. FA컵 돌풍의 중심으로 성균관대는 성남FC, 단국대는 전북 현대와 8강 티켓을 다툰다.
성균관대는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설기현 감독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성균관대는 설기현 감독 부임 후 성적이 쑥 올랐다. 단국대 역시 젊은 패기로 클래식 최강 전북과 부딪히겠다는 각오다.
역대 대학팀의 FA컵 8강 진출은 총 세 차례. 1998년 동국대, 2006년 호남대, 2014년 영남대가 8강에 진출했다.
이밖에 경주시민축구단은 K3 최초로 8강 진출을 노린다. 상대가 클래식이 아닌 챌린지 부천이라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은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울산 현대와 광주FC는 16강 유일한 클래식 매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