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농구 희망' 박지수 "2020년 올림픽은 꼭 가고 싶어요"

박지수. (사진=대한농구협회 제공)
"일단 학교를 가야 해요."

유럽 센터들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한국 여자 농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코트에서는 거친 몸싸움도 피하지 않는 박지수(18, 분당경영고)였지만, 코트 밖에서는 학교 갈 걱정을 하는 영락 없는 소녀였다.

이제 고교 3학년인 박지수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예선 최고의 스타였다. 5경기에서 평균 29분3초를 뛰며 평균 10.8리바운드와 7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 공동 1위였다. 유망주를 넘어 한국 여자 농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은 하은주와 신정자의 은퇴로 골밑이 걱정거리였다. 이번 대회에서 외곽 위주의 경기로 나선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박지수의 발견과 함께 이른바 '양궁 농구'를 벗어날 희망을 봤다.

위성우 감독은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전 여자 농구 색깔을 재현하려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면서 "박지수가 앞으로 조금 더 성장한다면 스몰볼이 아니라 정통적인 농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수에게도 유럽과 부딪힌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수비와 리바운드는 밀리지 않았지만, 공격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보였다.

박지수도 "솔직히 말하자면 50~60점"이라면서 "수비와 리바운드에 비중을 많이 두다보니까 공격 비중이 적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부족함을 보였다. 공격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 체력도 위성우 감독님 훈련이 힘들어서 걱정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경기를 하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보다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벨라루스와 5~6위전. 박지수는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펑펑 울었다. 또 귀국 후에는 다시 학교에 갈 걱정을 하는, 그야말로 코트 밖에서는 여린 고등학생이었다.

박지수는 "끝나고 눈물을 계속 참고 있었는데 라커룸에서 감독님이 고생했다고 말하니 울컥했다. 계속 참다가 기자회견에서 '정말 우리가 올림픽 티켓을 못 땄구나' 생각에 슬펐다"면서 "일단 학교를 가야 한다. 아쉬웠던 경기도 친구들 응원 덕분에 웃고 넘길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제 박지수의 눈은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향한다. 또 아직은 막연하지만,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도 꿈꾸고 있다. 박지수가 한층 성장한다면 둘 모두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박지수는 "미국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꿈의 무대"라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 역시 꼭 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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