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문제 없었다, 잘 정착될 것
-인플레는 기우, 디플레를 걱정해야
-대선 앞두고 종합적인 검토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운열(더불어민주당)
지난 가을에도 갑론을박이 뜨거웠죠. 하지만 항상 흐지부지됐던 게 최근 20대 국회 들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특히 장론 속에 숨어 있던 5만 원권을 불러내기 위해서도 화폐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더불어민주당 경제민주화 테스크포스 팀장이세요. 최운열 의원 연결해 보죠. 최 의원님 안녕하세요.
◆ 최운열> 안녕하세요.
◇ 김현정> '화폐 개혁 이제는 진짜 해야 할 때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 최운열> 용어를 화폐 개혁이라고 하면 문제가 있어서요. 저는 그걸 화폐 단위 변경이라고 그럽니다. 왜냐하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 화폐 단위가 너무 커져 가지고 이제 조를 넘어서 곧 '경'이라는 숫자가 나타날 겁니다. 이 '경'이 0이 몇 개인 줄 생각해 보셨나요?
◇ 김현정>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0을 잘 안 써서.
◆ 최운열> 15개입니다. 앞으로 이런 게 굉장히 사회적인 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또 1달러 대(對) 1000원이 넘는 나라가 OECD 가입국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 김현정> 외국과의 화폐단위도 너무 크고요?
◆ 최운열> 네, 이런 건 우리 국격에도 맞지 않고. 또 방금 앵커께서 말씀을 하신 대로 커피점이나 음식점에 가면 3.5, 5.0, 10.0. 다 이미 시장은 화폐 단위가 변경돼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걸 현실에 맞게, 우리 국격에 맞게 변경을 하면 부수적인 효과로 지하경제 양성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저는 평소에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화폐 개혁하면 금고에 있는 돈들 다 꺼내야 바꿀 수 있는 거니까. 겸사겸사 그런 효과도 있을 것이다.
◆ 최운열> 네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닌데 번번이 불발됐던 이유가 뭐냐하면 너무 어마어마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할 것이다.
◆ 최운열> 그렇게 큰 작업은 아닐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우리가 21세기에 들어가면서 Y2K(연도를 끝의 두 자릿수만으로 다루는 컴퓨터 시스템이 서기 2000년 이후의 날짜를 올바로 처리할 수 없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 문제) 작업 아시죠? 그 작업할 때도 엄청난 문제가 있으리라고 생각됐지만 우리나라는 굉장히 별 제한없이 잘 정착이 된 경험도 있고요.
유로화를 쓰는 17개국도 자기 나라 돈을 유로로 다 바꿨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안 해본 일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집행하면 큰 어려움 없이 정착이 될 수 있으리라고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운열> 일반적으로 그런 주장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아시겠지만 지금 세계경제나 우리나라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되는 시기기 때문에 이걸 시행하더라도 별 인플레이션의 큰 영향 없이 정착이 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금융통화 위원을 할 때 2003년도에 이걸 한국은행에서 추진을 하다가 중단된 적이 있는데, 이걸 좀 정치적으로 이용할 의도가 있으면 상당히 성공하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순수하게 경제논리나 금융논리로 이 문제를 풀게 되면 쉽게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지하에 숨어있는 돈 5만 원짜리를 밖으로 꺼내는 효과도 이게 부수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세요?
◆ 최운열> 네. 네.
◇ 김현정> 지금 보니까 5만원권이 70조 원 넘게 찍어냈는데 절반은 숨어있다는 이런 상황이네요?
◆ 최운열> 글쎄요, 그게 유통이 잘 안 되고 유통 속도가 많이 떨어지잖아요. 그런 5만 원권 자체가 지하경제를 부추기는 데 역할을 한다기보다도 여러 가지 경제행위, 예를 들면 강남의 어느 성형외과 원장님 집을 몇 년 전에 서울 국세청에서 수사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5만 원권이 80억 정도가 나왔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병원이나 일부 업소에서는 수술하고 난 다음에 정산을 할 때 현금으로 납부하시면 30% 할인해 줍니다, 이런 제안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가 지하경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돼죠. 5만 원권 자체가 지하경제를 부추긴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이참에 5만 원권 폐지하자 이런 얘기들도 더러 나오는데 그건 반대하세요?
◆ 최운열> 5만 원권이 나올 때를 돌아보면 우리가 씀씀이가 많이 높아 졌잖아요. 그래서 10만 원권 수표를 많이 발행을 했는데 10만 원권 수표가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어요. 또 찍은 다음에 바로 한국은행 돌아가 버리면 인쇄비가 많이 들고 몇 천억원씩 들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 차라리 5만 원권 찍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는데 이 5만 원 자체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한 1000:1 이나 100:1 정도로 화폐 단위 변경을 하면 5000원이나, 500원이 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이 화폐 개혁 주장은 그냥 개인적인 목소리세요? 아니면 김종인 대표와도 공감을 하고 더민주의 경제통 의원들 다들 공감하시는 겁니까?
◆ 최운열> 이거는 제 개인적인 소신입니다.
◇ 김현정> 아직까지는.
◆ 최운열> 아직 당에서 공론화를 해 본 적은 없고요.
◇ 김현정> 본격적인 논의의 화두로 올릴 생각이 있으세요?
◆ 최운열> 필요하다면 내년 대선국면에 들어가서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개인적인 꿈입니다.
◇ 김현정> 마치 지금 개헌 이야기를 하듯이 화폐 개혁 이야기도 대선 앞두고 꺼낼 시점이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최운열> 네.
◇ 김현정>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운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경제민주화 테스크포스의 팀장이세요. 최운열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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