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처녀 소송] "사용료 달라" VS "고인이 승낙"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희라(故 반야월의 딸), 마득화(춘천시청 관광개발과 계장)

여러분, 이 노래 너무도 잘 아시죠. 바로 '소양강처녀'입니다. 지난 2005년, 춘천시는 소양강 처녀상과 소양강처녀상 노래비를 건립했고요. 지금은 춘천의 대표적인 조형물이 됐습니다. 그런데요. 이 소양강처녀의 작사가인 故 반야월 선생의 유족들이 춘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춘천시뿐 아니라 유족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시설은 경남 사천의 '삼천포 아가씨'를 포함해서 전국에 모두 7곳입니다. 노래비를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이라 참 특이해서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양측 입장을 모두 들어보죠. 우선 故 반야월 선생의 셋째 딸입니다. 가수 박희라 씨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희라 씨 안녕하세요.

◆ 박희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손해배상을 청구한 시설이 한두 군데가 아니네요?

◆ 박희라> 네.

◇ 김현정> 그런데 언뜻 생각했다는 아버지의 노래비를 세웠다 하면 유족으로는 참 영광일 것 같은데 손해배상 소송이라고 해서 좀 의아했어요.

◆ 박희라> 전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원래 저작권료를 지불하게 돼 있어요, 법적으로도. 저작권자의 권익을 위해서, 지불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군데만 지불이 돼 있어요. 영덕에 외나무다리 노래비가 있는데요. 그것은 아버지 살아계실 때 받은 것이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정리를 하다 보니까 다른 곳은 한 군데도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춘천 같은 경우에는 도리어 아니, 우리가 거금을 들여서 노래비, 처녀상 세워서 당신네 노래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 줬는데 무슨 소리냐. 도리어 저희한테 큰 소리를 쳤어요.

◇ 김현정> 그게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다들 그렇게 생각하기 마련이거든요. 뭐라고 답변하셨습니까?

◆ 박희라> 이 노래비를 세운다는 것은 춘천이라는 도시를 홍보하고 부각시키려고 저희 노래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 저작권자들의 권익을 위해서는 아, 내가 이걸 앞장서서 선각자 역할을 해야겠구나, 그래서 그런 마음,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이거는. 그렇게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소송을 당한 지자체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고인에게, 반야월 선생에게 이미 이 노래들을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승낙을 받았었다, 살아계실 때. 게다가 그분이 그걸 인정을 해서 노래 제막식이라든지 이럴 때 참석까지 해서 박수 받고 인사 말씀도 하고 이러셨는데 돌아가시고 나서 이제와서 유족들이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렇게 얘기하던데요?

◆ 박희라> 아니 그러면 영화나 만들고 나서 와서 구경 한 번 해보라고 해서, 구경했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되잖아요?

(사진=춘천시청 제공)
◇ 김현정> 혹시 승낙서 같은 게 없습니까, 따로? 문서 같은 게.

◆ 박희라> 춘천 같은 경우는 써줬지만 그것은 그냥 어디 장소에서 한다는 그것도 없고요. 앞으로 하겠다 그러면 하시오, 하는 그런 승낙서이지 너희가 나에게 저작료를 지불했으니 너희가 완전히 사용을 하라는 허가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무상사용을 허가한다는 문구는 없다는 이런 말씀이신데 춘천시에서는 승낙서를 저희에게 보내줬는데요. 이런 문구가 있네요. ‘소양강처녀를 공익의 목적으로 사용함에 이의 없이 승낙합니다.’ 공익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걸 허가한다는 이야기는 결국 무상사용을 허가했다는 게 아니냐 이런 주장인데요?

◆ 박희라> 아버님이 이야기를 하시는 공익사업이라는 것은 공원이나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나의 노래를, 가사를 써서 노래비를 세우는 그걸 허락한 거지 무상은 아닌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춘천시에는 이렇게 승낙서를 쓰신 후에 10년이나 살아계셨는데 그동안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무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살아생전에 문제제기를 안 하셨던 거다. 이렇게 주장하는데요?

◆ 박희라> 그건 아버님이 저작권법을 세웠지만은, 노래비라든가 모든 다른 곳에 사용하는 법까지는 아직 공부를 못하셨던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아버님이 공익을 위해서 써도 좋다라는 말은 무상으로 써야 된다는 말은 아니었고 살아생전 10년 동안 문제제기 안 하셨던 이유는 노래비까지 저작권료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셔서 그랬던 거다?

◆ 박희라> 그렇죠.

◇ 김현정> 지금이라도 우리 유족들이 알게 됐으니 이제 청구하는 거라는 말씀이시죠?

◆ 박희라> 그렇죠. 남의 재산을 가로챈 거밖에 더 돼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액수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셨어요?

◆ 박희라> 영덕에서 나온 금액이 있어요. 그 금액을 가지고 (저희가 제시를 했죠).

◇ 김현정> 얼마입니까, 그러면?

◆ 박희라> 맨 처음에 저희가 춘천에서 (공사비가) 5억 5000만 원인 줄 알고 거기에 대한 15%를 했었어요. 원래는 공사비의 15%를 저희한테 주기로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공사비가 5억 5000이면 거기에 15%를 달라?

◆ 박희라> 그랬더니 춘천에서는 우리가 (공사비가) 8억 5000이다 이렇게 해서 배상액이 더 올라간 거죠.

◇ 김현정> 예.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희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소송을 제기한 쪽입니다. 故 반야월 선생의 셋째 딸 가수 박희라 씨를 먼저 연결해 봤고요. 이번에는 그 지자체들 가운데 한 곳 춘천의 입장을 들어보죠. 춘천시청 관광개발과의 마득화 계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마 계장님 안녕하세요.

◆ 마득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유족 측 입장은 이겁니다. 노래비에도 엄연한 저작권이라는 게 있는데 지금까지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청구는 당연한 것이다, 시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마득화> 조금 좀 의외고 당황스럽습니다. 저희는 故 반야월 선생님의 주소, 성명, 주민등록번호까지 이렇게 기재된 자필 승낙서가 있고요. 그다음에 소양강 처녀상이나 노래비 제막식에 모두 참석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그게 또 가보면, 현장엘 가보면 이렇게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뜨게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고인의 유작을 우리 시에서 홍보하는 입장인 그런 상태인데 유족 입장에서 소를 제기했다는 게 조금 의외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작권료라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미 승낙을 받은, 본인에게 승낙 받은 우리는 문서를 가지고 있다, 이 말씀이세요?


◆ 마득화> 네, 맞습니다.

故 반야월 선생의 승낙서. (사진=춘천시청 제공)
◇ 김현정> 그런데 유족 측에서는 그 사용 승낙서라는 것에 무상으로 사용을 허락한다는 그런 문구는 없지 않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 마득화> 그 승낙서에 보면 끝에 ‘공익의 목적으로 사용함에 이의없이 승낙합니다’라고 돼.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어떤 이익 창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공익적으로 사용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개인의 사인, 서명이 없다고 해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본인의 자필로 주소, 성명, 주민등록번호까지 다 기제하고 서명했다는 것은 나중에 별도의 어떤 유상 사용 등을 염두에 둔 합의서가 아니고, 그리고 또 승낙서 상에 반대로 유상이라는 기재가 없으니까 당연히 무상승낙으로 봐야 된다고 우리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무상승낙이라는 표현이 없어서 문제가 된다면 유상으로 해야 한다는 문구도 없으니 같은 논리로 우리는 이해한다, 이 말씀이세요?

◆ 마득화> 네. 사실상 어차피 승낙을 완전히 해 주시고 계속 본인이 오셔서, 그때 당시에 시장실이라든가 담당 국장실 가서 수차례 면담도 하고 그랬으니까 이런 쪽은 생각도 못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때 그러면 면담하셨던 분들의 얘기로는 저작권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그쪽에서 요구하거나 이런 게 없으셨답니까?

◆ 마득화> 그렇죠. 본인 故 반야월 선생님뿐만이 아니고 그때 당시에는 작사가 협회인가 그쪽에서 담당하시는 분들도 같이 참석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도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전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무슨 각서를 받아놓고 서명을 받아놔야 될 상황이 아니었다 이 말씀이세요?

◆ 마득화>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유족들이 주장하는. 작사가들의 권익을 위해서 우리는 이 소송을 거는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기는 어렵우십니까?

◆ 마득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유족 측에서는 설령 고인에게 그때 허락을 받았다손 치더라도 지금 고인이 돌아가신 다음에 저작권은 우리 유족들에게 있다, 따라서 지금 청구하면 줘야 된다, 법적으로. 이런 이야기도 하시는데요?

◆ 마득화> 당연히 망자께서 위임을 했으면 유언장으로 그렇게 위임을 했으면 당연히 승계된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故 반야월 선생께서 생전에 10년 넘게 한 번도, 제막식에 참석을 하셨으면 여기 조형물이 두 개나 있다는 것을 아심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대가를 요구하신 적도 없고 처녀상이나 노래비 경우에는 석조물, 돌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구연한이 거의 영구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멸시효에 있어서 가장 최장의 민법의 경우에 있어서도 10년으로 규정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법적으로 따진다면 우리가 이게 노래비나 처녀상의 경우 2004년, 2005년 그렇게 건립이 됐습니다. 따라서 소멸시효도 이미 가장 길게 규정돼 있는 민법상의 소멸시효인 10년도, 소멸시효도 완성이 됐기 때문에 우리 시에서는 어떤 손해배상 청구금액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어쨌든 소송 조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신 거죠?

◆ 마득화> 우리는 조정에 불응한다는 입장입니다.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판단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슈가 되고 있기에 이게 무슨 일인지 오늘 양쪽의 입장 좀 들어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마득화>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춘천시 관광개발과의 마득화 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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