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사이트 운영자들은 성매매에 나선 트랜스젠더와 성매수남들을 이용해 광고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역시 최근 폐쇄된 음란포털 '소라넷' 운영자들이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과 판박이였다.
◇ 건당 10~20만원…베테랑은 억대 연봉 벌기도
남성의 신체로 태어났으나 스스로를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MTF(Male to Female) 트랜스젠더 A(24) 씨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성매매를 시작한 건 올해 초.
"술까지 마셔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지난달 이태원 트랜스젠더 바를 그만둔 뒤부터는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 두 곳에 소개글을 올리고 본격적인 성매매에 나섰다.
성전환수술을 통해 이른바 '완트(완전한 트랜스젠더)'가 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다.
A 씨는 부모님과 함께 서울에 살면서, 성매수남들이 사이트 소개글을 보고 연락을 해오면 이들과 근처 모텔에서 만나고 있다.
건당 십수만원씩 받으며 하루 1~2명의 남성을 만나는 그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은 평균 300여만원.
베테랑들의 경우 서울 강남에 오피스텔을 잡고 건당 20만원 가까이 받으면서 하루 5회 이상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벌여 연 2억원 이상을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르는 사람과 만난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솔직히 하기 싫다"면서도 "하지만 일단 시작해보니 이것만큼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게 없어 그만두기는 어렵다"라고 속내를 터놓았다.
◇ '취업전쟁'과 '혐오'에 갈 곳 없는 트랜스젠더
A 씨는 앞서 다니던 직장에서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던 동료들과의 잦은 갈등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퇴사하게 됐다.
호르몬주사를 맞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동료들이 대놓고 피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면박을 주기까지 했기 때문.
이후 A 씨는 직장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 재취업은 생각도 못 했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알아봤으나 월 100만원대 월급으로는 호르몬주사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포기했다.
여기에 꿈만 같은 성전환수술을 하기 위한 비용 2천만원을 조금이라도 빨리 마련하고 싶었고, 이를 벌기 위해 결국 성매매 시장에 나오게 된 것.
30대 트랜스젠더 B 씨 역시 올해 초 이 사이트에 발을 들이기 전 백화점에서 일하며 일반 남성처럼 지냈다.
하지만 여성스러운 목소리와 행동을 이상하게 본 동료들은 힐끔힐끔 쳐다보기 일쑤였고, 거부반응을 보이던 손님들이 구매를 거부하기까지 하자 결국 성매매에 뛰어들었다.
B 씨는 "어차피 (성매매를) 할 거면 사이트 통해 대놓고 하고 빨리 벌어 나가자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쉽게만 벌다 보면 '돈을 벌기 위해 여자가 된 것'처럼 될까봐 언젠간 이곳을 벗어나 다른 일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트랜스젠더 C 씨는 "일반 여성들끼리도 '취업전쟁'인 시대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숫자 1로 시작하는 트랜스젠더가 경쟁이 되겠냐"며 "지금 하는 일은 성을 파는 게 아니라 시간을 팔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취업이 어려운 이들을 이용해 가만히 앉아서 돈을 챙기는 건 사이트 관리자들이다.
관리자들은 트랜스젠더들과 일명 '러버'로 불리는 남성들을 알선하며, 사이트의 접속한 이들에게 광고 배너를 노출하고 있다.
이들은 성인용품점, 성매매업소, 도박사이트 등으로 연결되는 광고를 홈페이지 곳곳에 노출하고서 광고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단속을 피하는 방식뿐 아니라 돈을 챙기는 방식까지도 최근 폐쇄된 음란포털 소라넷과 빼닮아 있었다.
이에 대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는 "이런 사이트는 성적으로 특이한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해 잘못된 풍조를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더구나 관리자들은 성매매특별법이나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고주들 역시 음란사이트인 줄 알면서도 광고를 이어가 사이트 활성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이들에게도 청소년 유해매체 표시 위반 혐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