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럽으로 들어오려고 길게 줄을 선 난민들의 행렬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다.
여기엔 '브레이킹 포인트'(Breaking Point.한계점)'이라는 문구가 끔지막하게 박혀있다. 더이상 난민을 받아들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충분한 내용이다.
이 포스터는 즉각 외국인 공포와 증오를 부추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EU잔류 지지자인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역겹고 절대 용납할수 없는 일"이라며 "1930년대 독일 나치가 했던 선전을 부활시킨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을 겁주고 분열시키려는 시도"라고 짤라 말했다.
영국 제2 노조단체인 UNISON의 데이브 프렌티스 사무총장은 이 포스터가 인종차별법을 위반해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의 포스터는 이 뿐만아니라 같은 배를 탄 EU 탈퇴론자로부터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영국 보수당의 브렉시트파 핵심 인사인 무슬림인 사예다 와르시 전 보수당 의장은 "이 '한계점' 포스터가 내게는 '더는 이것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할 한계점이 됐다"며 "'떠나라'(탈퇴 진영)를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와르시 전 의장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말 투표에서 이기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증오와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을 퍼뜨려야 하겠느냐. 나는 그렇게 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거짓은 터키가 곧 EU에 가입할 것이며, 이럴 경우 이민자들이 크게 늘 것이라는 브렉시트 찬성파들의 주장이다.
캐머런 총리는 터기 EU가입은 한동안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와르시 전 의장은 "탈퇴파들이 국가를 운영하게 해선 안된다. 탈퇴 진영의 논리가 우리 후세들이 살아갈 영국의 근간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찬성운동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이 포스터를 봤을 때 몸서리를 쳤다"며 "이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패라지 당수는 포스터는 현실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방송에 나와 "자신은 증오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오로부터 희생당하고 있는 정치인"이라며 "우리는 매일 새로운 포스터를 공개하겠다. 영국 국경에서 벌어지는 이민 행렬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앵거스티던 프린스턴대 교수를 비롯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10명의 경제학 권위자들은 브렉시트 반대 서한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