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홍만표 전관로비 일축 "더 조사할 게 없다"

전 서울중앙지검장·3차장 소환조사 없이 개인비리로 마무리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로비 의혹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현직 검사를 상대로 부당한 로비나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검찰이 결론지었다.

검찰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박성재 현 서울고검장에 대해서는 "적절한 방법으로 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3차장검사였던 최윤수 현 국정원 2차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만 했다.

홍 변호사가 박성재 고검장과 최윤수 전 검사장에게 청탁하겠다며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받아간 3억 원은 실제 로비에 쓰이지 않았다는 게 검찰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 수사상으로는 더 조사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홍만표 입에서 나온 前 중앙지검장·3차장, 소환은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모두 5억 원을 챙긴 2건의 변호사법 위반과 수임료 미신고·누락으로 15억 5300여만 원을 탈세한 혐의로 홍 변호사를 20일 구속기소 하면서 개인 비리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최 전 3차장 사무실을 두 번 찾아갔고, 두 사람이 20여 차례 통화한 사실은 확인했다. 그러나 최 전 3차장을 소환해 조사하지 않았다. 서면으로 물었을 뿐이다.

당시 정 대표 원정도박 사건을 맡았던 중앙지검 강력부장과 주임검사가 "3차장으로부터 구속수사 등 엄정하게 사건처리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에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홍 변호사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3차장으로부터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선처를 해달라고 변론 활동을 했는데 싸늘하게 거절당했다"고 진술했다.

당사자인 최 전 3차장은 서면조사에서 "검사들의 입장이 확고해 홍 변호사에게 그렇게 응대했고, 강력부에도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고 답변했다.


최 전 3차장이 이런 태도를 보였다는 객관적 자료가 있다는 게 검찰 설명이지만 검찰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박 고검장에 대해서는 홍 변호사가 "찾아간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고, 두 사람 사이 통화 내역이 없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고검장에 대해 "적절한 방식을 통해 확인했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조사 과정은 밝히지 않았다.

◇ 검찰, '한때 무혐의·빠진 횡령죄·낮춘 구형량·이례적 보석 의견' 의혹 일축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 대표 원정도박 사건 처리와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축했다.

먼저 정 대표를 애초 횡령죄로 기소하지 않은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횡령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횡령죄를 수사하지 말아 달라는 청탁을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 항소심에서 구형을 낮춘 경위에 대해서는 도박 퇴치 자금 2억 원을 기부했고, 1심 이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같은 이유로 보석 신청에 대해서도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부와 사건을 수사했던 강력부가 합의해 '적의처리' 의견을 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정 대표가 한때 원정도박 사건으로 경찰과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던 경위도 제보자가 출석하지 않고 증거가 부족했다는 기존 결론을 재확인한 수준이었다.

당시 홍 변호사가 무혐의 사건을 맡은 부장검사를 접촉한 건 확인했지만, 부당한 외압으로 수사 결과에 영향이 미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 대표를 비롯해 상당수 의뢰인이 홍 변호사가 검찰에 적극적인 변론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많이 토로하는 것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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