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2시쯤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을 항해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원양어선 광현803호(138t급)에서 베트남 선원 A(32) 씨와 B(32) 씨가 선장 양 모(43) 씨 등 한국인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선상 살인 사건이 발생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광현803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항해사 이 모(50) 씨에게 선장 양 씨와 기관장 강 모(43) 씨 등 2명이 베트남 선원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알려왔다.
선장 양 씨는 조타실에서, 기관장 강 씨는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선장 양 씨 등을 최초로 발견한 인도네시아 선원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베트남 선원 A 씨 등 2명은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범행 이후 자신의 침실에서 술에 만취한 채 잠들어 있었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의 종류나 어떤 경로로 흉기를 소지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광현803호에는 숨진 선장 등 2명과 항해사 이 씨 외에도 인도네시아 선원 8명과 베트남 선원 5명이 타고 있었다.
어선은 항해사 이 씨의 지휘 아래 세이셸 군도에 있는 빅토리아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12시쯤 연락을 마지막으로 오후 3시 30분 현재까지 광현803호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A 씨 등 베트남 선원 2명의 격리나 제압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남은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광현803호가 입항하기 전에 빅토리아 항에 수사팀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해경 이광진 수사정보과장은 "전담 수사팀이 21일 오후 11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당 지역으로 파견될 예정"이라며 "한국인 항해사 이 씨를 비롯한 나머지 선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해경은 A 씨 등에 대한 국내 압송 여부나 시기 등은 현지 수사가 진행되는 대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현803호는 세이셸 군도를 모항으로 현지시각 지난 9일 오전 6시 30분 출항했다.
조업 주기는 최소 20일에서 최대 1개월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