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장은 20일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이 MOU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투자를 결정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현재 삼성이 주력산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중이며, 앞으로 새로운 투자계획이 있을 경우 새만금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라북도가 최근 삼성 측으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은 각도가 180도 다른 상황.
전라북도가 지난 3월 투자여부를 묻는 공문과 함께 송하진 도지사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회신을 요구한데 대해 삼성 측은 "이미 충분한 설명을 했는데 굳이 서면으로 답변을 요구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삼성 측은 5월 중순쯤 상무급 인사 2명을 전라북도로 보내 기업여건 악화 등으로 투자가 어렵다며 사실상 MOU 체결 백지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전라북도는 삼성이 이 같은 입장을 정해놓고도 공문 발송이나 친서 등을 이재용 부회장 명의로 공식화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 개발을 전반적으로 주관해야 할 새만금 개발청의 대응은 한참이나 뒤떨어진데다 발표 내용에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의 새만금 투자 철회에 전전긍긍해 온 전라북도가 수십차례 삼성을 상대로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접촉해 온 것과는 달리, 새만금 개발청은 전라북도의 조치와 이에 따른 언론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삼성의 입장 확인에 나섰다.
개발청은 삼성의 투자 철회 관련 언론보도가 나간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삼성의 입장을 확인한 결과 "MOU 체결은 유효하며 투자 철회와 관련한 어떤 내용도 전해 듣지 못했다"고 밝히는 등 전라북도와는 상반된 반응을 보여왔다.
이런 과정에서 이병국 새만금 개발청장이 지난 17일 "삼성의 새만금 MOU는 유효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 방침을 전달하자 삼성 측은 "MOU를 철회한 것은 아니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상태"라는 입장을 개발청에 전달해 온 것.
특히 새로운 투자 계획이 있을 경우, 새만금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에 관련해서도 개발청은 삼성으로부터 어떤 확답을 듣거나 서면을 통해 약속받은 것이 아닌, 실무진 간에 오간 전화 통화가 전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새로운 투자계획이 없을 경우는 물론이고, 설령 계획이 있다하더라도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없어 신뢰성에 물음표가 따라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새만금 개발을 주도해야 할 새만금 개발청의 한참이나 뒤떨어진 늑장대응에다 이렇다 할 알맹이조차 없는 맹탕 대응에 대해 "무능함을 넘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