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수당 '청와대 외압 의혹' 제기…7월 사업 강행

복지부 "청년수당 정책 미흡해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서울시가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해 청와대 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정부의 합의 번복에도 불구하고 청년수당 사업을 7월부터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전효관 혁신기획관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4일 복지부가 서울시의 수정 협의안에 따라 '수용 동의' 형태로 공문이 시행될 것이라고 통보해왔는데, 15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불수용'으로 번복됐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어 "권한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 외부 개입 의혹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면서, 청년수당 정책에 반대한 외부의 주체가 청와대라는 점을 정면으로 언급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복지부가 청년수당을 수용하기로 했는데 외부에서 그것을 뒤집도록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외부가 청와대인지, 국정원인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주변에서는 복지부가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수용하지 않기로 갑자기 태도를 바꾼 데 대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복지부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문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의 상황은 더 이상 자체 판단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면서 "복지부와의 수정안을 최종안으로 삼고 구두합의를 근거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달 말 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고 심사 절차를 거쳐 7월 중에 청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못박고, 당초의 협의대로 복지부와의 공동 평가를 제안했다.

서울시 전효관 혁신기획관은 "정부가 사회보장기본법 상의 협의 제도 자체를 스스로 무력화시키고 있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 또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정부가 합의 번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사업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복지부가 서울시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서울시가 불응하면 사업을 직권으로 취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대법원에 제소하게 되면 청년수당을 둘러싼 서울시와 정부의 뿌리 깊은 갈등은 법정공방이라는 2라운드로 치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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