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작업은 현재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맡고 있다. 용역 계약서에는 용역을 착수한 날로부터 1년 안에 국토교통부에 결과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6월 25일에 용역에 착수했기 때문에 1년이 되는 시기는 오는 24일이다.
국토부는 지역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감안해, 용역결과를 받는 즉시 검토작업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공개하기로 한 상태다. 따라서 후보지 선정결과 발표는 아무리 늦어도 24일, 혹은 24일 이전에라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용역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종 후보지는 물론, 후보지 선정에 적용한 평가기준과 배점방식 등도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평가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탈락 지역의 불복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ADPi가 수행한 후보지 선정 작업은 사전 타당성조사 단계에 해당된다. 입지 선정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5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조사다.
◇ 예비타당성 조사에 또 1년 이상 소요
보통 예비타당성 조사는 6개월 정도 걸리지만, 대형국책사업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대략 4조원이 투입되는 제주 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1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영남권 신공항은 그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기본계획과 설계 과정이 필요하고, 사유지에 대한 보상까지 마쳐야 실제적으로 삽을 뜰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지 선정이 끝나도 착공까지는 3~4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영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현실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신공항 최종 후보지가 결정되고 나서도 3~4년 동안 입지선정 결과를 흔들 수 있는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대구시로서도 군사공항과 함께 쓰고 있는 대구공항의 폐쇄를 염두에 두고 밀양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 쪽으로 후보지가 결정되더라도 거센 불복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병수 부산시장은 신공항 입지가 가덕도로 결정되지 않으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정치권도 복잡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텃밭인 TK와 PK가 맞서면서 분열하고 있다. 더민주도 부산지역 의원 5명은 신공항 가덕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구가 지역구인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정치적 폭발력이 상당한 이슈인데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신공항 입지 선정이 불러올 후폭풍은 그 크기조차 가늠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비타당성 조사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