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유린 '장항수심원' 폐쇄 20년, 원생들은 아직도 갇혀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인간의 조건을 묻다 - 장항 수심원의 슬픈 비밀"

(SBS 제공)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장항 수심원이 폐쇄된 뒤, 그곳에서 나온 원생들의 삶 20년을 추적한다.

장항 수심원은 서해안의 섬 유부도에 위치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난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장항 수심원 내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고발했다.


화장실도 따로 없는 독방에 한 달을 갇혀있다는 사람부터 10년 동안 빨지 않은 이불을 덮고 고열에 시달리고 있던 원생, 그리고 칸막이도 없는 화장실을 쓰는 사람들까지.

원생들은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장항 수심원의 실체가 방송을 통해 알려진 후, 전국이 들썩였고, 보건복지부는 한 달 뒤, 해당 시설의 폐쇄를 신속히 결정했다.

그렇게 수심원생들은 다시 살게 될 인간다운 삶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유부도를 떠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 폐쇄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 원생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추척해 보았다. 수심원에서 발견한 406명의 원생 명부를 토대로 그들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한 것이다.

(SBS 제공)
결과는 끔찍했다. 당시 제작진에게 자신을 꼭 구해달라고 말했던 김씨는 수심원에 대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했다.

수심원 건물 바깥으로는 빠져나왔지만 수심원에서의 기억으로부터는 탈출하지 못 했던 것이다.

원생명부에 주소가 기록되어 있는 75명 중 사망한 원생이 16명,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원생이 27명이었다.

혹자는 수심원에 있다 다른 요양시설에 있었다. 그는 스무 살 때 처음 갇혔던 수심원에서는 나왔지만 여전히 수심원보다 조금 나은'시설'에서 평생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19년 전 인터뷰에서도, 이번 인터뷰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고향 가서, 농사짓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요. 나는 이렇게 주저앉고 싶지 않거든요.”

그들은 왜 아직도 '시설'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정신질환자를 쉽게 배제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편견이 그들을 여전히 담장 안에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이유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심원이 품고 있었을 슬픈 비밀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고자 한다. 방송은 18일 밤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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