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불법선거 의혹 압수수색 (종합)

檢, 이르면 다음주쯤 피의자 신분 소환할 듯

농협중앙회장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병원(63) 회장이 개입한 단서를 잡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는 17일 오전 김병원 회장의 농협중앙회 11층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선거운동 관련 서류와 캠프 일지, 개인 다이어리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한 증거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농협회장 선거 당일이었던 지난 1월 12일 대의원들에게 돌연 '결선에서는 김병원 후보를 찍어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유포됐다.

검찰 수사 결과,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최덕규 당시 후보가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측근들을 동원해 결선 1차 투표 2위였던 현 농협중앙회장 김병원 후보를 지지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씨를 구속했으며, 김 회장을 도와주는 대가로 이득을 챙기려 했는지, 김 회장과의 사전 물밑 협상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김 회장이 부정선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농협 회장 선거를 규정하고 있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후보자등록 마감일부터 선거 전날까지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고 선거 당일에는 후보자 소견 발표 외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쯤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최 후보 측과 사전에 협의한 바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민선제로 농협중앙회장 선거 방식이 바뀐 1988년 이후 선출된 최초의 호남 출신 농협 회장이다.

이 사건 공소시효는 다음달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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