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단체들은 오는 24일 이전에 두 가지 사항이 확정되면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와의 남은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
정부와 여야 3당은 16일 국회에서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갖고, 맞춤반 보육의 안정적 시행을 위한 합의문을 내놨다. 맞춤형 보육은 만 2세 이하 자녀를 둔 전업주부 가구 등의 어린이집 이용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6시간 운영되는 '맞춤반'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정부는 먼저 맞춤반 기본 보육료의 경우 종전 지원금액을 보장하고,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는 다자녀 기준은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지원해온 영아 1인당 보육료는 0살의 경우 41만 8천원, 1살은 36만 8천원, 2살은 30만 4천원이다. 인건비 지원이 따로 없는 민간·가정어린이집엔 기본 보육료를 추가해 0살은 80만 1천원, 1살은 55만 3천원, 2살은 42만 5천원을 지원해왔다.
맞춤형 보육이 도입되면 1인당 보육료가 6% 인상돼 0살은 82만 5천원, 1살은 57만원, 2살은 44만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맞춤반 지원 보육료는 종일반의 80% 수준으로 삭감하기로 해, 어린이집들의 반발을 사왔다.
정부는 또 종일반 신청 과정에서 정규직이 아닌 학부모들의 증빙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표준보육료에 대해선 중장기적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와 같은 방안을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해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며 "다음달 1일 예정대로 시행되는 경우에 한해 이번 안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17일 오후 서울 용산에 있는 한국보육진흥원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종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제도 개선과 시행 연기를 요구해온 어린이집 단체들도 일단 정부의 '입장 변화'에 긍정적이다.
어린이집총연합회 이영숙 비상대책위원장은 "종일반과 맞춤반 비율이 결정되는 24일까지 '기본보육료 유지'와 '두 자녀 지원'을 확정한다면 7월 시행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표준보육료 현실화와 표준보육시간을 8시간으로 재설정하는 문제는 중장기로 검토할 게 아니라 곧바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총연합회는 정부 강행 방침에 반발해 다음달 4~6일 사흘간, 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오는 23~24일 집단휴원을 예고한 상태였다. 따라서 이들의 요구가 대폭 수용된 합의안이 확정될 경우 집단 휴원에 따른 '보육대란' 우려도 해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