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명 국회 청소노동자들 울린 의장의 한마디 "직접고용"

환경미화노조 눈물로 환영..."쓸데없는 말 했다가 없던 일 될까 말도 못하겠어요"

(사진=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페이스북)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환경미화원에 대한 직접 고용 방안을 찾겠다"고 밝히자 당사자들인 국회 환경미화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영숙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하다 눈물을 쏟았다.

지난 2013년 11월 "(국회 청소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이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된다. 툭하면 파업할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하느냐"라고 말한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의 발언이 떠오른 듯 환경미화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청소복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선 김 위원장은 "우리 청소근로자들은 국회사무처와 용역업체간 계약에 따라 3년마다 회사가 바뀌어 언제든지 일터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에 시달려왔다"며 "이에 직접고용을 간곡히 부탁했는데 19대 국회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청소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접고용 방침을 밝혀주시니 지난 세월 차별과 설움이 생각나서...."라며 끝내 고개를 떨궜다.

19대 국회사무처는 지난달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의 사무실 증축 작업을 하면서 국회의사당 2층에 있는 미화원들의 휴게실 퇴거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런 설움이 북받쳤는지 김 위원장은 "힘없고 빽없는 우리들을 위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신 정세균 의장과 더민주 의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을 전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어깨를 들썩였다.

환경미화원 직접고용 소식에 자리를 함께한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은수미, 유은혜, 이학영 의원 등은 울먹이는 김 위원장의 어깨를 뒤에서 따스하게 감쌌다.

기자회견을 마친 환경미화원들은 직접고용 소식이 믿기지 않은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페이스북)

한 환경미화원은 "우리가 쓸데없는 말을 기자들 앞에서 했다가 없던 일이 될까 어떤 말도 못하겠다"며 "하지만 정말 좋다"라고 웃음 지었다.

다른 미화원은 "의원님들이 몇년동안 애쓰신 보람이 열매 맺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국회 환경미화원 직접고용 소식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국민의 투표가 국민의 삶을 바꾼다는 말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또 "노동의 권리가 제대로 인정되지 못하는 모든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거라 믿는다"며 "오늘의 조치는 그런 의미의 상징적 조치"라고 적었다.

같은당 은수미 전 의원도 "와우 19대 때 새누리당이 결사반대했던 일인데 새누리당 압승을 막으니 이런 일이...대선에서 이기면 재벌개혁?"이라고 또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4년 제17대 국회 시절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온 사람으로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jydalda는 "정세균 국회의장은 실질적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국회 내 환경미화원 여러분들 축하드립니다"라고 썼고, ‏@KevinIcecream는 "이게 바로 투표의 힘"이라고 적는 등 '칭찬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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