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외교협력부는 15일 스페인의 친북 인사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씨가 14일 무기밀매 혐의로 체포된 뒤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을 묻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스페인 외교협력부는 다만 베노스 씨 체포 건에 대해서는 사건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만큼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북한 내각의 외곽기구인 조선대외문화연락 위원회 ‘특별대사’인 베노스 씨는 지난 14일 무기밀매 혐의로 체포됐다 곧 풀려났다.
스페인의 유력 일간지 ‘엘 문도’ 신문은 베노스 씨가 15일 엘 벤드렐 마을의 예심법원에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담당판사는 베노스 씨가 연루된 무기밀매 건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들어 그에게 15일에 한번 법정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베노스 씨는 법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했고, 판사는 그에게 불법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고했다.
베노스 씨는 14일 지중해 연안의 타라고나 시에서 시민경비대에 체포됐으며, 당시 불법 개조된 총기 3점을 소지하고 있었다.
수사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은 '엘 문도'에 베노스 씨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기 밀매단으로부터 총기를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 무기가 북한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은 없으며 스페인 국내에서 유통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42살인 베노스 씨는 국제 친북단체인 조선우호협회(KFA)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북한관광도 주선하고 있다.
스페인에 연고를 두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북한을 방문한다고 최근 현지 매체에 밝혔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귀족 지주 가문에서 태어난 베노스 씨는 15살 때 귀족 신분을 감추고 공산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으며, 16살 때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행사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만난 뒤 북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베노스 씨는 지난 2000년 조선우호협회를 설립했고, 그 공로로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의해 특별대사로 임명됐다.
베노스 씨는 조선은 하나라는 뜻의 '조선일'이란 한글 이름도 갖고 있다.